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특파원

속보

더보기

[르포] 귀주모태 醬酒의 고향, 하늘이 내린 술도가 마오타이

기사입력 : 2020년11월03일 09:32

최종수정 : 2020년11월03일 09:32

액체 황금 제조 비법은 전통 제조 손 맛 '발 맛'
미주의 강 '적수하'의 물로 빚는 전통 공예품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마오타이 술은 홍군 병사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상처를 치료해주는 군수품이다. 장향형 마오타이 술을 보호하라"

홍군 장정 유적지와 마오타이 백주 탐방 취재를 위해 찾은 구이저우(貴州)성 준이(遵義)시. 10월 27일 낮 준이시 '준이(遵義) 회의' 유적지 박물관 한켠에 1930년대 장향형 마오타이 백주 옛날 공장 사진이 붙어 있고, 그 아래 이런 내용의 설명이 붙어 있었다. 사진 설명문에는 1935년 3월 장정길의 홍군(紅軍,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신) 총정치부가 직접 이런 공문을 하달했다고 쓰여져 있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0월 27일 마오타이 예랑구 공장에서 직원들이 주원료인 수수를 찌기위해 배합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1.02 chk@newspim.com

식량 한톨도 아쉬운 시절 군대가 양조 산업을 보호했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27일 오후 '준이 회의' 유적지 박물관 취재를 마치고 공유차량 디디택시를 불러타고 마오타이 전으로 가는 길. 구이저우성 구이양(貴陽)과 준이(遵義)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변에는 마치 백주 마케팅 전람회장 처럼 엄청난 수의 입간판 백주 광고가 도열해 있었다. 하나같이 모두 마오타이진(茅台鎭)에서 생산되는 장향형(醬香型) 백주 브랜드다.

두시간 가까이 총알같이 달린 끝에 디디 택시는 백주 고장 마오타이진에 도착했다. 중국 장향형 백주의 맡형, 중국증시 최고가 주식 구이저우 마오타이 공장이 위치한 곳이다. 마오타이 진은 장향형 백주의 메카와 같은 곳이다. '적수하(赤水河)' 인근엔 마오타이가 1915년 파나마 박람회에서 입상한 사실을 말해주는 '1915 광장'이 조성돼 있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930년대 마오타이 장향형 백주공장. 중국 공산당 홍군 지도부는 장정 도중 1935년 준이시에 주둔했을 때 마오타이 술 공장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2020.11.02 chk@newspim.com

준이시의 예하 도시인 런화이(仁懷)시는 산악 지대에 건설된 도시다. 런화이시에서도 마오타이 진은 산세가 가장 험준한 지역중 한곳이다. 도로는 온통 높은 교각 다리와 터널로 이어진다. 이곳에 미주의 강으로 불리는 적수하가 흐르고 이 물로 구이저우성의 명물인 장향형 백주가 만들어진다.

런화이시는 술의 도시 주도(酒都)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런화이시 마오타이진은 도시 전체가 백주 공장이며 판매 매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룩을 찌고 증류하는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시내에 끝없이 이어진 매장에는 대형 술 항아리가 십여개씩 놓여져 있다. 좁고 가파른 도로엔 술찌개미를 실은 대형 트럭들이 쉴새없이 오간다.

"마오타이 진을 중심으로 런화이시에는 약 3000개의 백주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 중에 규모가 큰 곳이 대략 300개 정도 됩니다. 이중에는 공장 없이 브랜드만 가지고 주문 생산한 뒤 상표를 붙여 파는 업체들도 많아요". 마오타이진 '1915 광장' 옆의 장향형 백주 판매상은 마오타이 술의 현황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구이저우 마오타이 술 병을 모형으로 한 대형 광고. 2020.11.02 chk@newspim.com

마오타이진에서 생산되는 백주중 유명한 술로 구이저우 마오타이와 궈타이, 디아오위타이를 일컬어 산타이(3台)라고 한다. 하지만 물과 재료 토양 기후와 제조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백주는 모두 장향형 백주, 또는 마오타이 백주라고 부른다.

26일 마오타이 백주의 예랑구(夜郞古) 술 공장. 작업장에 들어서자 들큰한 누룩 냄새가 진동한다. 벼 왕겨를 섞어 주원료중 하나인 수수와 보리를 쪄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대형 찜통에서 나온 찐 수수는 바닥에 널어 뜨거운 김을 빼고 열기를 식힌 뒤 발효를 위해 공장내 지하 저장고로 들어간다. 

장향형 백주를 제조하는 공정은 많은 부문이 인공으로 이뤄진다. 수수를 찌는 작업부터 누룩을 빚는 작업도 모두 사람의 손과 발을 거쳐야한다. 마오타이 공장 한켠에는 공장 직원들이 직접 발로 밟아 빚은 누룩 덩이가 산더미 처럼 쌓여져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마오타이진의 장향형 백주 공장에서 직원들이 갖 쩌낸 수수를 널어 말리고 있다. 2020.11.02 chk@newspim.com

농향형 등 다른 백주에 비해 장향형 백주는 생산주기가 길다. 전통 제조 방식을 따르다 보니 장향형 백주의 생산주기는 보통 1년 정도 된다. 누룩을 쪄서 저장 발효하고 술을 받는데만 1년이란 시간이 걸리고 숙성하는데 또다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단오제에 처음 누룩을 만든 다음 두차례 곡물을 배합하고 9차례 찌고 여덟번 누룩을 가미하며 7차례 증류를 합니다". 구이저우 마오타이 공장직원은 장향형 백주가 농형형이나 기타 백주에 비해 가격이 비싼 이유에 대해 장향형 백주 생산이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온 증류를 거친 장향형 백주는 바로 시판을 하지 못한다. 숨쉬는 도자기 항아리에 수년 동안 보관해 숙성을 시키고 브렌딩을 해야한다. 마오타이 백주 직원은 "장향형 술을 빚는 과정은 공예 예술과 같다"며 "제조 방법에 많은 비밀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마오타이 술 가격엔 바로 이런 비법이 반영됐다고 볼수 있다.

구이저우 마오타이 53도 페이텐 표준품은 2020년 추석 무렵 3000위안을 돌파했다. 증시에서도 마오타이는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인기 종목으로 주가가 주당 2000위안을 향해 치닫고 있다. 시가총액은 구이저우성 총 GDP를 넘어섰고, 코카콜라를 제치고 세계 전체 식음료 주식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0월 27일 마오타이진의 한 백주 매장이 대형 항아리를 진열해 놓고 술을 판매하고 있다.   2020.11.02 chk@newspim.com

마오타이 장향형 백주는 짧은 시간에 대량 생산이 쉽지않다.  천년을 갈고 닦은 양조기술, 정성스레 빚은 장향형 백주는 기분좋은 취기와 함께 아무리 많이 마셔도 머리가 아프지 않은 게 특징이다. 구이저우 마오타이를 비롯해 마오타이진의 장향형 고급 백주들을 왜 '액체 황금'이라고 부르는지 수긍이 간다.

마오타이진에는 예로부터 "바람이 불어오면 이웃 세집이 취하고 비가 지날때 병을 열면 향이 십리를 간다'는 말이 전해내려 온다. 마오타이 장향형 백주의 뛰어난 맛과 향을 칭송하는 말이다. 마오타이진의 장향형 한커 백주 직원은 "요즘 중국 중앙 지도자들이 대부분 장향형 백주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귀뜸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마오타이 백주 업체가 술을 담은 대형 항아리를 저장고에서 숙성시키고 있다.  2020.11.02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사진
美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디즈니家 "후원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이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화감독 및 기획자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 로이 O. 디즈니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는 이날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민주당에 후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그는 "나는 바이든 (후보직이) 대체될 때까지 당에 대한 모든 기부를 중단할 생각"이라며 "이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국가를 훌륭하게 섬겼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패배에 대한 결과는 진정으로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게일 디즈니는 오랜 민주당 후원자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4월 제인 폰다 기후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만 달러(약 6890만 원)를 기부했고, 이 중 3만 5000달러가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 선거 자금으로 유입됐다. 디즈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을 대체하는 데 흠이 없는 대안 후보라며 "우리는 훌륭한 부통령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보이콧을 선언한 후원자는 디즈니뿐이 아니다. 기디언 스타인 모리아 펀드 회장도 계획했던 350만 달러 민주당 후원을 보류했으며, 실리콘밸리의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 칼라 저벳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벳슨은 미국 민주당 후원 '큰 손' 50인 안에 드는 인물로 미 정치자금 감시 단체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그가 올해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가 넘는다. 올해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20만 달러를 바이든 캠프 모금 조직인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후원했다. 2020년에는 3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  2024-07-05 10:1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