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인튜이트(Intuit Inc, INTU)는 소상공인, 회계사, 개인을 대상으로 재무, 회계, 세금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미국의 금융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1983년 스콧 쿡과 톰 프룰이 설립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본사를 두고 있다.
1993년 나스닥(NASDAQ)에 상장했으며, 미국 3대 지수 중 나스닥100과 S&P500에 속해있다.
미국, 캐나다, 인도 등 9개 국가 20개 지역에서 90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인튜이트의 구독 서비스 가입자 수는 5000만 명이 넘는다.
2019년 처음으로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으며, 순위는 482위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개인용 세금 신고 소프트웨어인 '터보택스'(turbotax),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용 회계 및 재무관리 소프트웨어인 '퀵북'(quickbooks), 웹 기반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인 '민트'(mint) 등이 있다.
터보택스는 미국 연방 국세청(IRS)이 인정하는 세금 정산 프로그램으로, 세금 환급 및 전자 세금 신고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국 내 수백만 가구가 사용 중이다.
터보택스에 개인정보 입력 후 휴대전화로 급여명세서를 촬영하면 자동으로 세금 정리가 가능하며, 필요시 회계사와 24시간 온라인 상담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퀵북을 통해서는 수입과 지출의 실시간 관리가 가능하다. 온라인 영수증 처리, 비용 정산, 절세 확인, 제품 배송 확인 등과 더불어 각종 고지서, 인건비, 재고, 마케팅 등의 일괄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터보택스와 퀵북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으로 월 구독 모델을 취하며, 고객들은 필요한 기능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민트는 개인자산관리 앱으로 은행, 신용카드, 적금, 고지서, 신용도 등을 일괄적으로 관리 가능하다. 국내 뱅크샐러드나 토스와 유사한 앱으로 볼 수 있다.
인튜이트 대표 상품 [사진=업체 홈페이지] |
한국과 달리 미국은 근로자 개인이 알아서 매년 4월 15일까지 국세청에 세금 신고를 해야 하는 만큼 터보택스와 같은 소프트웨어 사용이 거의 필수다.
미국에서 온라인 세금 신고를 뜻하는 'e파일링'(e-filing)은 2001년부터 계속 증가하여 2020년 현재 전체의 94%가 e파일링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튜이트는 2003년 미국 연방 국세청과 협약을 맺은 소프트웨어 회사 중 하나다. 저소득 납세자를 위한 무료 소득신고 및 세금환급 준비 서비스를 제공받는 대가로, 국세청은 자체 세금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한편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에서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점은 인튜이트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튜이트의 퀵북은 전자상거래와 상당히 밀접하게 연관된 앱으로, 퀵북을 구독하는 소상공인은 매년 30~40%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에서 전자상거래의 비중은 약 15%로 이제 막 성장판이 열리기 시작한 단계라, 앞으로 성장 여지가 크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확대되면서 더 많은 소상공인이 인튜이트의 퀵북을 구독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 결제, 청구서 관리, 지불, 급여 등 회계 관리에 필요한 기능들을 SaaS 기반으로 제공하는 퀵북은 스퀘어, 페이팔, 쇼피파이, 아마존 등의 플랫폼과 연동되어 작동한다는 장점이 있다.
인튜이트의 주력 사업인 개인 컴퓨팅용 소프트웨어 분야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데, 창립 36주년을 맞은 인튜이는 업계에서 거의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지난 1983년부터 경쟁을 벌였던 플렉시드로(Flexidraw), 비지캘크(VisiCalc) 등의 소프트웨어는 이미 오래전에 도태됐지만, 인튜이트는 살아남았다.
인튜이트에 붙은 수식어 중 하나는 "IT 공룡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회사"이다.
인튜이트는 여러 번의 기술 혁명을 거치는 동안, 모든 도전자들을 물리쳐왔다.
1983년 창립자 스콧 쿡이 개발한 개인 재무 소프트웨어 '퀵큰' (Quicken)은 도스 운영체계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로 대체되면서 재창조돼야 했다.
퀵큰을 보완해 탄생한 퀵북은 출시 두 달 만에 시장을 주도하던 닥이지(DacEasy)를 앞질렀다.
이렇게 인튜이트는 과거 도스 기반, 윈도우 기반, 웹 기반 시대에도 꾸준한 성장을 보였으며, 모바일과 클라우드 시대를 맞이하여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한편 올해 2월 인튜이트는 개인 신용평가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레디트 카르마(Credit Karma)를 71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을 밝혔다.
크레디트 카르마는 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가입자에게 무료로 신용점수 정보를 제공하고 신용 평점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튜이트가 크레디트 카르마를 인수하면 온라인 개인 금융 사업 영역에 큰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거로 내다봤다.
두 회사의 합병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금융 서비스의 페이스북이 탄생했다"고 표현했다.
7월이 결산월인 인튜이트는 2019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2020 회계연도 기준으로 매출액은 76억8000만 달러, 순이익은 18억3000만 달러, 희석 EPS는 6.92달러를 기록했다.
인튜이트는 지난 10년간 매출, 영업이익, EPS가 꾸준히 동반 성장해왔고, 이와 맞물려 주가도 지난 10년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560% 이상 상승했다.
지난 8월 25일 인튜이트는 7월 31일 종료하는 2020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한 18억16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81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전문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미국에서 연방 세무 신고 기한이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4월 15일에서 7월 15일로 연장됨에 따라 4분기 호실적이 나온 것으로 평가됐다.
연방 세금 신고에 사용되는 터보택스 매출을 나타내는 컨슈머그룹(Consumer Group) 부문 매출이 7억1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2020년 11월 2일 현재 인튜이트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55% 오른 316.4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823억9000만 달러다.
52주 최고가는 360달러이고 최저가는 187.68달러다.
인튜이트는 분기 단위로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2012년 분기 배당 시작이래 8년째 배당금을 증액하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인튜이트는 분기당 배당금을 0.53달러에서 0.59달러로, 전 분기 대비 11.32% 인상한다고 공시했다. 전년도 대비로는 12.37% 늘었다.
최근 3개월간 발표된 인튜이트에 대한 22건의 월가 투자의견을 종합하면 '비중확대'로 나타났다.
'매수' 의견을 제시한 투자은행(IB)이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보유' 의견이 6곳이었다.
'비중확대' 의견이 1곳, '매도' 의견을 낸 곳은 2곳 있었다.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는 최고 435달러, 최저 258달러, 평균값 365.72달러이다.
IB들은 인튜이트의 이번 회계연도 순익 전망치를 주당 8.45달러로 내다봤으며, 다음 회계연도는 9.55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