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3일(현지시간) 운명의 날이 밝기도 전에 미국 유권자들은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투표소로 향했다. 수십 년간 대통령를 뽑아 온 중년의 유권자조차 이번 대선처럼 열기가 높은 선거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로 미국인들은 뜨거운 마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날 각 지역의 투표소에는 문을 열기 전 이른 아침부터 많은 유권자가 몰렸다.
이번 대선에서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분류되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투표소가 마련된 캐머런 빌리지 도서관에는 오전 6시 30분부터 21명의 유권자가 줄을 섰다.
앨리슨 라이바(61세) 씨는 NYT에 "나는 늘 직접 투표해 왔다"면서 "이건 역사의 일부이고 나는 이 전통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바 씨는 자신의 표가 꼭 유효 처리되길 바란다면서 "요즘 같은 시절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센트럴 파크 레크리에이션 센터에도 오전 7시 전부터 십여 명의 유권자가 한 표 행사를 위해 줄을 섰다. 일부 유권자들은 지난 6월 9일 경선 당시 조지아주의 선거 시스템 대참사로 몇 시간씩이나 줄을 섰던 기억을 떠올리며 일찍 투표소로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2일(현지시간)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News-Press-USA TODAY NETWORK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미국인들은 장갑과 안면 가리개를 착용하고 투표소로 나왔다. 각 지역 정부는 유권자들에게 투표소에 있는 펜을 쓰는 대신 집에서 개인용 펜을 가져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열기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50년간 거주한 한 유권자는 CNN과 인터뷰에서 "어떤 방향으로든 이번 선거는 국가의 향방을 바꿀 것"이라며 "나는 이전에 이러한 감정을 목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필리스 드리스콜(62세) 씨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표를 주기 위해 마을 투표소에 가장 일찍 도착했다. 드리스콜 씨는 자신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2016년과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리스콜 씨는 "신이 모든 것의 질서를 잡기 위해 그를(트럼프를) 사용하고 계신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유례없는 사전투표 속에서 치러진다. 미국 선거 프로젝트(U.S. Elections Project)에 따르면 텍사스주와 하와이, 몬태나, 워싱턴주에서는 사전투표자 수가 이미 2016년 전체 투표자 수를 넘어섰다. 전국적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는 9965만7079명으로 2016년 전체 투표수의 72.3%였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