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국 달러화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신규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에 베팅이 강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달러화가 내렸다.
주요 통화에 대한 변동성 지수도 선거 결과를 앞두고 수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3일(현지시간)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가 0.60% 하락한 93.57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0.52% 상승한 1.1701달러로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0.17% 하락한 104.57엔으로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상승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81% 상승한 1.3024달러로 파운드화가 강세를 나타냈고 호주 달러 역시 1.33% 오른 0.7151달러로 호주 달러화가 미 달러화 대비 강했다.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미 달러화가 약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바이든 후보가 경기 부양책에 대규모 지출을 하고 무역에 대해서도 더 자유로운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민주당도 미 상원을 장악하면 재정 지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브라더스 해리먼의 윈 씬 외환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시장은 2021년 상당한 경기 부양과 부채 발행을 시사하는 블루 웨이브의 높은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달러화는 우편투표 증가로 인해 많은 주에서 선거 당일 확실한 결과를 알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법적 다툼으로 미 정국이 혼란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 강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특정 결과에 노골적으로 베팅하기 보다 대선 결과가 나오고 변동성을 확대될 때를 대비해 안전 자산인 달러화로 몰려들었다.
코메르츠방크의 앤트제 프래프케 전략가는 이날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아직 헤지하지 않았지만 강한 움직임이 나타날 때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가능한 빨리 헤지해야 한다"며 "달러화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주요 통화의 변동성 지수도 최종 개표 결과를 앞두고 수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의 내재 변동성이 19%로 치솟았다. 지난 3월 시장 붕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일에는 7% 미만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상품 통화로 꼽히는 호주 달러화는 1.25% 상승한 0.7141달러에 거래됐는데,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0.25%에서 0.10%로 제로에 가깝게 인하하고 국채매입 계획을 발표하고도 상승했다. 호주 달러는 이날 0.7174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10월 14일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대선 직후인 4~5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고 6일에는 미국 10월 고용 지표 발표가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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