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퇴적물에서 빙하 붕괴 흔적 발견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빙하기에 빙하가 무너진 증거가 발견됐다.
극지연구소는 빙하기에 빙하가 무너져 내린 흔적을 남극바다에서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빙하기엔 온도 하강으로 얼음 덮힌 영역이 늘어나고, 간빙기 때 기온 상승으로 빙하 붕괴가 일어난다는 그간의 학계 정설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올해 남극항해 중 로스해-아문젠해 사이 바다에서 퇴적물 취득하는 모습. [사진=극지연구소] 2020.11.10 swiss2pac@newspim.com |
극지연구소와 호주국립대학교, 충남대학교 공동연구팀은 남극 스코시아해 퇴적물을 분석해 2만2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를 발생 시기로 지목했다. 남극 스코시아해는 남극의 가장자리인 남미와 남극반도 사이에 위치하며, 빙하기-간빙기 동안 빙하 확장·축소 흔적들이 남아있어 과학계 관심이 높다.
연구팀이 분석한 퇴적물 입자는 70% 이상이 0.016~0.063mm 크기로, 간빙기 퇴적물 평균 입자 굵기 1mm 보다 크게 작았다. 또 해당 퇴적물엔 자성을 띈 광물이 4배나 많았다. 이는 자성이 높게 나타나는 육상 퇴적물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빙하 퇴적물이 바다까지 오기 위해선 빙하가 쪼개지거나 녹아 없어져야 된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역추적해 빙하기에도 빙하가 부서졌음을 밝혀냈다. 다시 말해 빙하기에 빙하가 붕괴해 바다로 퇴적물이 공급됐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극지연구소 '과거 온난기의 서남극 빙상 후퇴 및 해양 순환 변화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본 성과는 국제 학술지 Palaeogeography, Palaeoclimatology, Palaeoecology 11월호에 게재됐다.
김성한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과거 기록에서 찾아낸 빙하의 움직임과 붕괴 현상 등은 기후변화 모델링의 기초자료로, 미래기후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극지연구소 '과거 온난기의 서남극 빙상 후퇴 및 해양 순환 변화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본 성과는 국제 학술지 Palaeogeography, Palaeoclimatology, Palaeoecology 1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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