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4일 롯데 연말인사 단행될 듯…김 사장 재신임 여부 '관심'
3분기 실적 개선에 내년 실적 전망도 밝아…신사업도 기대감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김교현 사장(사진)이 이끄는 롯데케미칼이 올해 상반기 대산공장 화재와 8년 만의 적자 등 고난을 겪었지만 최근들어 재도약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연말(12월 내) 대산공장 재가동과 내년 시황회복 전망, 여기에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 사장이 이를 통해 곧 단행될 롯데그룹 연말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실적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와 대산공장 화재 영향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1분기는 영업손실 860억원으로 '8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2분기는 영업이익 329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90.5%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각각 3조2756억원, 2조6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32.1%씩 줄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통합 대표이사 겸 사장.[사진=롯데그룹] |
하지만 3분기 들어서는 호실적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매출 3조455억원, 영업이익 193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인 1200억원대를 뛰어넘어선 것.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5%, 489%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의 내년 실적 전망도 밝다. 이와 관련해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산공장 가동재개에 따른 기회손실 소멸과 올레핀, LC 타이탄 등의 시황 회복 영향으로 전 사업부문에서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대산공장은 오는 12월중 재가동이 예상된다.
대산공장은 연 매출 2조원을 책임지는 롯데케미칼의 핵심 공장이다. 지난 3월 나프타분해시설(NCC) 압축공정 발생한 폭발사고로 13개 단위 공정 주 벤젠, 툴루엔, 혼합자일렌, 부타디엔 등 4개 공정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기회 비용, 일회성 손실 비용 등 대산공장은 2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회사에 큰 타격을 줬다.
대산공장 재가동과 더불어 이르면 12월 안에 화재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험금 수령도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보험금은 당기순이익에 반영될 예정으로 호실적 행진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보험사와 보험금 관련 협의를 진행중"이라며 "보험사와 보험금 산출 기준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피해 금액은 보험금에서 수령이 가능하고 자사가 부담할 금액이 1000억원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령) 보험금은 최대 4000억원"이라고 예상했다.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 [사진=뉴스핌DB] 2020.02.17 hj0308@newspim.com |
대산공장 주변 지역의 사고 수습도 마무리 단계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대산지역 피해 회복을 최우선으로 했고 대부분이 마무리 됐다"면서 "대산공장이 재가동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추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급성장중인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분리막'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의 현재 분리막 판매량은 연 4000톤, 매출액은 100억원 정도지만 2025년까지 10만톤, 2000억원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상반기와 사뭇 다른 이같은 분위기가 임박한 롯데그룹 연말인사에서 김 사장의 재신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 사장은 1984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정통 '화학맨'이다.
그는 말레이시아 화학회사인 LC타이탄 인수와 성장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2014년 타이탄 대표에 올랐다. 이후 2017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2018년 롯데그룹 화학부문 BU장, 올해초에는 통합 롯데케미칼 대표 자리까지 맡으며 그룹내 화학분야의 최고경영자가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교현 사장을 대체할 사람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며 재신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올해 롯데그룹의 연말인사는 신동빈 회장의 세대교체 인사 가능성을 배제할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사장의 재신임을 단정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롯데 주변에서는 롯데케미칼을 포함해 유통, 식품, 호텔·서비스 등 주요 부문(BU) 모두에서 상당한 인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