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LG화학 목표가 현 주가보다 높게 유지·상향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LG화학이 '바이든 수혜주'로 외국인들의 선택을 받으며 한달간 주가가 30% 이상 급등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배터리 사업 분사 결정 이후 LG화학을 던졌으나 외국인은 오히려 사들였다.
27일 LG화학은 전일보다 6000원(0.74%) 하락한 81만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는 소폭 조정됐으나 LG화학 주가는 지난달 10월 30일 61만1000원에서 이날 81만원까지 이달 들어 32.6% 급등했다.
주가 급등은 외국인 투자자가 이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1월들어 지난 26일까지 LG화학을 1조491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코스닥 종목 중 삼성전자(2조 2523억원 순매수)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날에도 LG화학을 순매수했다.
LG 트윈타워 [사진=LG] |
외국인이 LG화학을 선택한데는 미국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LG화학 뿐 아니라 삼성SDI(4175억원), SK이노베이션(794억원)도 사들였다.
반면 같은기간 개인투자자는 LG화학을 1조 333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개인투자자는 지난 10월에도 LG화학을 2833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코스피·코스닥 종목 중 가장 많이 내던진 바 있다.
LG화학 주가가 급등하며 개인투자자가 차익을 실현한 측면도 있으나, LG화학에 대한 외국인과 개인의 엇갈린 반응은 지난 9월 중순부터 지속됐다. 이는 지난 9월 16일 발표된 배터리 사업 부문 분할에 대한 해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9월 16일부터 현재까지 전체 코스피·코스닥 종목 중 LG화학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 보유 비율은 35.77%에서 42.31%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분사 결정 이후에도 LG화학에 대한 목표가를 모두 상향하거나 유지한 바 있다. 최근 LG화학에 대한 레포트를 낸 증권사 중 KB증권은 LG화학에 대한 목표주가를 105만원으로 상향했고, 유진투자증권은 97만원을 유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95만원으로 상향했고, 현대차증권은 103만원을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이 정책과 업황 양쪽 측면에서 모두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사업 분사 이후에도 LG화학 주가에 배터리 사업 가치는 반영될 것이라고 봤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탈탄소 정책 흐름의 변화가 없는 한 전지사업의 성장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화재사건 등 노이즈 해소 시 모든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으로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의 정책변화와 배터리 기술 혁신 가속화, 주요 OEM의 전기차 전환 의지 등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가 시장 기대보다 빨라질 전망"이라며 "LG화학 배터리 부문의 중기 실적이 가이던스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2021년 LG화학의 배터리사업(LG 에너지 솔루션) 가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현 주가에 반영된 수준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분사과정에서 주가가 조정받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