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임기 막판 대중 강경책을 쏟아내고 조 바이든 차기 정부도 이러한 정책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지수 산출 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다우존스 인다이시즈'(S&P DJI)가 자사 주식 및 채권 지수에서 21개 중국 기업을 제외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S&P DJI는 오는 21일 개장 전 자사의 모든 주식 주가지수에서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와 감시카메라 제조업체 하이크비전 등 10개 중국 기업의 A주와 H주 및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제외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1월 1일 개장 전 11개 중국 기업의 증권을 채권 지수에서 제외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미 국방부가 중국군이 소유 또는 통제하는 것으로 지목한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투자은행 및 연기금 등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S&P DJI 지수 제외와 관련 하이크비전 대변인은 "우리는 우리 회사가 중국군의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수차례 증명했다"고 반박했다. SMIC는 아직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주 또 다른 산출 기관인 FTSE 러셀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8개 중국 기업을 FTSE 글로벌 주식 인덱스에서 제외할 것이라 밝혔다. 이들 중국 기업에는 하이크비전과 중국철도건설공사(CRCC), 중국위성(China Spacesat) 등이 포함됐다.
지수 산출 기관들의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관련 중국 기업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미국 패시브 투자자들의 투자가 차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소재 삭소캐피탈마켓츠의 케이 밴 피터슨 글로벌 마크로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이에 따른 산출 기관들의 조치는 바이든 정부 출범 후에도 철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알리바바와 같이 미국 상장 기업들과 애플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조치 등으로 여파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 소재 미쓰비시UFJ고쿠사이 자산관리의 이시가네 키요시 수석 펀드매니저는 "패시브 펀드들의 매도가 시작되면 액티브 펀드들도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린 대중 관세를 일단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 의회는 초당적으로 대중 강경책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하원은 미국의 회계 감사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중국 기업의 상장을 폐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에 중국 정부는 "미국은 중국 기업들에 대해 근거없는 탄압을 중단하고, 국가안보의 개념을 악용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S&P DJI 지수 제외 소식에도 불구하고, 중국 선전증시에서 하이크비전의 주가는 2.95% 상승했고, SMIC 주가는 상하이에서 1.08% 및 홍콩에서 0.22% 상승했다.
상하이 소재 UBS자산관리의 맥스 뤄 자산분배 책임자는 "중국 A주의 외국 지분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4~5% 정도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심각한 우려나 혼란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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