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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 NASDAQ: TSLA) 주가가 폭등세를 이어가며 테슬라 주식을 사두지 않은 투자자들의 한숨이 늘어가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010년 기업공개(IPO) 이후 무려 1만2551% 올랐다. 단돈 1만달러를 130만달러의 럭셔리 비치 하우스로 바꿀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테슬라.[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11.28 mj72284@newspim.com |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 제임스 매킨토시는 본인도 테슬라를 단순히 스포츠카 틈새 시장의 업체로 무시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원대한 야심을 비웃기까지 했다고 실토했다.
하지만 그는 테슬라를 놓쳤다고 땅을 치고 후회하지는 않으며 다른 투자자들도 후회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조언했다. 매일 새로운 투자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단지 대부분 투자자들의 눈에 이러한 기회가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테슬라의 신화를 능가하는 성적을 기록한 다른 종목들도 얼마든지 있다. 미국 3000대 상장기업 중에서는 엑스펠(Xpel, NASDAQ: XPEL)이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자동차 도색 보호 필름을 생산하는 엑스펠은 1달러도 채 안 되는 이른바 '동전주'로 시작해 테슬라가 상장할 당시 시가총액이 50만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무려 17만% 뛰며 테슬라의 폭등을 무색케 하고 있다.
하지만 엑스펠을 놓쳤다고 '이불킥'하는 투자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엑스펠과 같은 동전주는 항상 스캔들을 몰고 다니는 테슬라와 달리 발굴 및 거래가 힘들고 정보를 찾기도 만만치 않다.
한편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대형주들이 형장의 이슬처럼 사라진 사례도 적지 않다. 미국 대형 상장주들 중 9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2010년 6월 이후 99% 이상 증발했고, 제로로 떨어진 종목도 다수다.
이는 액티브 투자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상장 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평균적으로 전반 증시의 수익률만큼의 수익을 얻는다. 테슬라에 투자해 백만장자가 될 가능성만 보아서는 허츠(Hertz)나 체서피크 에너지(Chesapeake Energy)에 투자했다가 쪽박 찰 가능성을 간과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테슬라를 놓친 후회로부터 어떠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고찰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우선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시간을 들여 부자가 되려는 장기 투자자의 경우 테슬라와 같은 화려한 스토리에도 초연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광풍에서 제정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대규모 손실을 입은 이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다.
두 번째, 주가가 고평가된 기업은 이를 이용해 진정한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자기 예언적 현실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테슬라가 증명했다. 테슬라는 주가 폭등을 등에 업고 이번 주 50억달러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올해에만 12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따라서 높은 주가는 경쟁사에 비해 매우 강력한 어드밴티지가 된다.
세 번째, 고공행진을 하는 종목이 반드시 곧 추락하리라는 법은 없다. 테슬라는 2010년과 2014년, 그리고 또 다시 2017년에도 거품이 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파산 위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갈등, 생산 일정 지연 등의 수많은 문제에도 주가 폭등세는 거침이 없었다.
네 번째, 리더의 카리스마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머스크 CEO는 전기차의 개념을 새로 만들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 전기차가 다른 브랜드보다 품질 문제가 많다거나 생산 방식에 있어서 수십년 뒤쳐졌다거나 머스크 CEO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는 테슬라 고객들도 마찬가지다. 투자자와 고객 모두 테슬라라는 브랜드에 매혹돼 얼마든지 수많은 결점을 무시해주고 있다.
다섯 번째, 트렌드에 목매는 투자자들은 상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성장 잠재력, 파괴적 혁신, 새롭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다. 테슬라는 이 모든 요건을 충족한다. 전기차는 미래의 자동차가 될 것이고, 테슬라가 충분히 빨리 진화하기만 한다면 세계는 두 팔 벌려 환영할 태세다. 이러한 미래를 꿈꾸는 투자자들은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무언가를 추종하는 셈이다.
여섯 번째, 제2의 테슬라를 찾겠다고 IPO 시장을 뒤지고 다녀도 실망만 남기가 십상이다. 1980년 이후 평균 IPO는 첫 3년 간의 성적을 넘은 적이 거의 없고, 닷컴 붐 시절에도 IPO 종목의 주가 상승폭 대부분은 거래 첫 날 작성됐다. 다시 말해 공모가에 매수가 가능한 것이 아닌 이상 IPO 투자로 수익을 거두기가 힘들다는 의미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과거에 집착하면서 후회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테슬라에 투자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면 럭셔리 비치 하우스에 초대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유머로 칼럼을 갈무리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