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회복세에 경쟁 격화 전망...규제 강화에 우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 위축, 일부 부품 공급 차질 등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선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내년에는 코로나19 사태 안정화에 따른 글로벌 회복세로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23일 발표한 '2020년 자동차산업 평가와 2021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산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 위축, 일부 부품 공급차질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정부의 신속한 방역과 긴급금융지원, 내수활성화 정책과 함께 업계의 내수물량 확대 전략 및 신차출시 등으로 생산, 내수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국가별 생산순위는 10월 누적 기준 7위에서 5위로 상승했고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6.2%의 내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경기 평택항 컨테이너 부두 중심 전경[사진=평택항만공사] |
또한 위기상황에서도 대부분의 생산시설, 인력규모를 유지하며 산업생태계를 보존해 3분기부터 부품업계 경영실적 개선 등 회복세를 보였다. 자동차제조업 고용인원은 1월 37만8000명에서 10월 37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5~8월 소폭 감소했지만 9~10월 회복세를 나타냈다
부품업계 경영실적도 상반기 급감세에서 3분기 회복세로 전환했다. 85개 상장사의 매출액은 상반기 16% 감소했지만 3분기 3.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91억원 적자에서 50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안정화에 따른 수요폭증 기대 속 해외 경쟁업체들의 생산 정상화와 중국의 해외진출 본격화로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올해 공급차질을 심하게 겪었던 해외 경쟁업체들의 생산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어 글로벌 시장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생산국 순위도 올해 5위에서 내년 6위나 7위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중국은 현재 5000만대 생산규모 중 내수가 2500만대로 해외시장 진출 확대가 불가피하다. 테슬라 상하이공장 유럽 수출, BMW 선양공장 iX3 유럽 수출, 사오펑(Xpeng) 노르웨이 수출, 지리차·BYD 유럽 수출 추진 등 전기동력차의 글로벌 시장 침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시장은 경제성장 회복세에도 기업‧노동‧환경 등 각종 규제 강화, 가계부채 증가‧소득감소 등 민간소비 감소세, 자동차 내수활성화 정책 축소 등이 회복에 제약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계부채는 2018년 1537조원에서 2019년 1600조원, 올해 9월 기준 1682조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협회는 내년 자동차 내수를 전년보다 4.4% 감소한 182만대, 수출은 22.9% 증가한 234만대, 생산은 10.3% 증가한 386만대로 전망했다. 수출과 생산 모두 2019년 수준인 240만대, 395만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와 업계가 적시에 대응하여 위기를 잘 넘겼다"면서도 "내년에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며 국내 자동차산업은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더해 최근 국내 규제강화와 노사갈등, 환율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기업의 생산경쟁력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수출시장 본격 회복기를 대비한 생산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사관계 안정화와 노동법제 개선, 국내 내수시장 유지를 위한 개별소비세 인하 확대, 노후차 교체지원 시행이 필요하다"며 "과도한 환경규제에 대해 업계가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기준 완화, 슈퍼크레딧 등 유연성 부여, 미래산업 재편 대응을 위한 전기동력차 보조금‧세제혜택 지속지원, 부품업체 산업전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