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사업장 방문으로 첫 경영일정 소화
'기업인 이재용의 꿈' 언급 이후 첫 행보
"잘 할 사업에 집중"...시스템반도체 1등 의지 다져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건강한 생태계로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4일 새해 첫 근무일을 맞아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후, 반도체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것으로 2021년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사업장을 찾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2021.01.04 sjh@newspim.com |
◆ 첫 경영행보는 파운드리 공장...1등 의지 다져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4일 새해 첫 근무일을 맞아 경기도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후, 반도체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평택 2공장은 D램, 차세대 V낸드, 초미세 파운드리 제품까지 생산하는 첨단 복합 생산라인으로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한 데 이어, 올해에는 파운드리 생산을 위한 설비반입에 나섰다. 현재 평택 3공장(P3)라인은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외에도 ▲이용한 원익IPS 회장 ▲박경수 피에스케이 부회장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 ▲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 등 협력회사 대표 5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고려해 행사 참석 인원을 10명 이하로 최소화했으며,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이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2021.01.04 sjh@newspim.com |
이 부회장은 ▲평택 2라인 구축·운영 현황 ▲반도체 투자·채용 현황 ▲협력회사와의 공동 추진과제 등을 보고받고, 초미세 반도체 회로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전용라인을 점검한 후 평택 3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협력회사 대표들과 국내 반도체 생태계 육성 및 상호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투자 및 고용확대와 별도로 국내 중소 팹리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정 설계 지원 ▲시제품 생산 지원 ▲기술교육 확대 등을 통해 경쟁력 향상 및 생태계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21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며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이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2021.01.04 sjh@newspim.com |
◆ 코로나19에도 현장경영..."기업가치 제고 집중"
이 부회장은 2018년 경영에 복귀한 이후 매년 현장 경영으로 새해를 맞았다. 2019년에는 수원사업장에 위치한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했다. 당시는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던 때로 이 부회장이 직접 현장을 챙기며 이와 관련된 장비 준비 현황을 살피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방문, 3나노 공정 기술 최초 개발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단과 회동하는 것으로 한 해 경영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이었던 데다 국정농단 사건 등의 수사와 재판이 이어졌음에도 현장 경영 기조는 계속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설 연휴 기간 동안 브라질 생산법인을 찾았으며 구미사업장, 아산사업장, 수원 삼성종합기술원을 방문했다.
같은해 5월에는 중국 시안의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중국을 방문한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또한 세메스 천안사업장, 반도체연구소, 생활가전 사업부, 온양사업장 등을 찾았고 고객 최접점 지점인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10월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본사를 찾았다. ASML은 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출장에서 돌아온 이 부회장은 닷새 만에 베트남으로 출국,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했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 별세 후엔 서초구 연구개발(R&D)센터에서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갖는 등 한 달에 한 번 꼴로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현장에 집중한 데에는 총수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상황이었던 데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등에 따른 위기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 부회장은 직접 사업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과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격려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도 삼성의 비전에 대해 피력했다.
이 부회장은 "개인적인 이득 추구하지 않고 오로지 사회에 기여하고 기업 가치를 올리는데 집중하겠다. 삼성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삼성 직원들이 회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국민들이 신뢰하는 기업이 되겠다. 이 것이 기업인 이재용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꿈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오는 1월 18일 최종 선고를 통해 4년여 간의 국정농단 재판이 마무리 되지만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이 또 다시 시작돼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