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충남 천안·서울 등 전국서 발생
아동학대 80% 집에서 발생…"아동 훈육 방법 마련해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최근 일명 '정인이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가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아동학대 신고도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학대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112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는 총 1만592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에 접수된 1만4485건보다 1444건(9.97%) 늘어난 수치다.
월별 신고 접수 현황을 보면 ▲1월 919건 ▲2월 919건 ▲3월 887건 ▲4월 999건 ▲5월 1099건 ▲6월 1841건 ▲7월 1973건 ▲8월 1522건 ▲9월 1436건 ▲10월 1492건 ▲11월 1589건 ▲12월 1253건 등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회에 충격을 준 아동학대 사건이 여럿 발생했다. 16개월 정인이의 경우 양모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 전신에 골절을 입었고 결국 장기가 끊어져 숨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양부는 정인이가 오랜 기간 학대를 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했다. 경찰은 양모에게 아동학대치사와 방임 혐의를, 양부에게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를 각각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1.01.06 ace@newspim.com |
5월 경남 창녕에서는 초등학생 의붓딸인 A(10) 양을 쇠사슬로 묶거나 하루에 한 끼만 먹이는 등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한 계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계부와 친모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위반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상습·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6월 충남 천안에서는 동거남 아들인 B(9) 군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가까이 가둬 숨지게 한 계모가 덜미를 잡혔다. 계모는 B군의 숨쉬기 힘들다는 호소에도 헤어드라이어로 가방에 바람을 넣고 가방 위에서 뛰기도 했다. B군은 이틀 만에 사망했다. 법원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계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아동학대 사건이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코로나19가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등교 중지 및 온라인 수업 전환, 어린이집 휴원, 각종 복지시설 휴관 등으로 아이들이 집에 머문 시간이 늘었던 것이다.
불행히도 아동학대 사건 10건 중 8건은 가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동학대 가해자 10명 중 7명이 부모였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16개월 영아가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를 받는 양어머니 장 모 씨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11.11 alwaysame@newspim.com |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8월 내놓은 '2018 아동학대 주요통계'를 보면 전체 아동학대 사례 2만4604건 중 80.3%에 해당하는 1만9748건이 가정 안에서 발생했다. 부모가 아이를 학대한 사례는 1만8919건으로 전체 사례의 76.9%를 차지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동학대 가해자가 학대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며 사회적으로 만연한 '매를 대서 아이를 가르친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인식 전환을 위해서 정부에서 아동 훈육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학대가 발생했을 때는 아동을 가해자로부터 즉각 분리해서 신체와 발달 정도를 검사하고 장기 보호해야 한다"며 "아동학대가 없었다면 부모 교육과 상담을 통해 아동이 안전하다는 전제 아래 부모에게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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