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자동차의 1/3 고급차 시장 공략...15% 이익 추구 예상"
"직접 생산보단 외부업체와 손 잡을 것... 현대차도 후보군"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애플(Apple, 나스닥: AAPL)이 추진하는 자율주행 전기차 가칭 '애플카(Apple Car)' 혹은 '아이카(iCar)'가 과거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을 일으킨 '아이폰' 만큼 자동차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월가의 전망이 나왔다.
애플.[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12.23 mj72284@newspim.com |
12일(현지시간) 월가 유력 투자 매체 배런스(Barrons)의 보도에 의하면, 이날 JP모간의 새믹 채터지 연구원은 애플의 수 년전 아이폰 출시로 휴대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것처럼 자동차 산업에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연간 전 세계 자동차 판매액이 2조달러가 넘는다면서, 애플의 '아이카'가 고가 자동차 시장을 목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체 시장의 약 3분의 1 정도를 공략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터지 연구원은 애플이 자동차 판매로 약 15%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삼을 것이며, 보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으로 더 높은 영업이익도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자동차 제조공장을 갖고 직접 생산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처럼 아이카 생산은 외부업체들에 맡길 것이란 예상이다.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자본금은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부담이며, 이에 따라 애플이 기존의 대형 자동차 업체들과 손을 잡을 것으로 JP모간은 전망했다.
애플과 제휴는 어떤 기업이 되든 큰 이익이 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JP모간의 한국 자동차업종 담당 분석가(SM Kim)는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현대자동차가 잠재적인 아이카 제조 파트너들 중 하나라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이에 대해 현대차나 애플 측 모두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배런스는 덧붙였다.
JP모간은 또 자동차 공급망이 매우 긴 사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라면서, 애플은 대규모 자동차 부품 구매자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세계 자동차 부품 공급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또 미국 자동차업종 담당 라이언 브링크맨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카를 좀 더 똑똑하게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에 따라 자율주행 기술 업체인 앱티브(Aptive, NYSE: APTV)와 같은 업체들이 애플과 기술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독일 본에 위치한 테슬라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시설에서 회사 차량이 충전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이카'는 당연히 전기배터리도 필요하다. JP모간 아시아 IT기업 부문 분석가 제이 권은 애플의 아이카 출시가 닝더스다이(CATL, 선강퉁증권거래소: 300750)와 같은 기존 배터리 업체들에게 위협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터리 설계와 개발에 통상 수 년이 걸리기 때문에 배터리 업계가 그 사이에 애플 아이카를 포함한 모든 전기차에서 통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이들은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출에는 여러 장애물도 존재한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첫째는 이익 규모다. 지난 수 년 동안 고급 자동차 생산 기업 BMW의 평균 이익률은 10% 수준으로, 이는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 PC 판매에서 내는 이익에 훨씬 못 미친다. 애플과 대만 폭스콘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7%가 넘는다.
또 다른 문제는 출시 시점이다. JP모간은 애플의 자율주행차 기술의 완성도가 높을 때까지는 5~10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양산 시점은 아직 멀었다고 봤다.
또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주변 감지 센서와 첨단 기술 때문에 차량 가격은 8만달러 이상 호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일반인들에게 판매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JP모간은 애플, 현대자동차, CATL, 앱티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내고 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