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변호사로서 지난 대선 개표 조작 음모론을 제기해왔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개표기 회사로부터 거액의 소송을 당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전자개표기 제조·납품회사인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줄리아니가 회사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13억 달러(약 1조4천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도미니언측은 소장에서 "줄리아니는 수백만명에게 우리 회사가 지난 대선에서 그들의 표를 훔치고 선거를 조작했다고 믿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도미니언은 앞서 줄리아니와 함께 개표 조작 음모론을 주창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 고문 시드니 파월 변호사 등에 대해서도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과 파월 변호사 등은 미국 대선 불복 소송을 주도하면서 도미니언이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우고 차베스 및 외국의 독재 정부와 연관돼 있다거나, 도미니언 전자개표기를 통해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불리하게 대선 결과를 조작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와같은 주장을 거듭 제기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제기하지 못했다. 선거 불복 소송의 대상이 됐던 주정부들 역시 수차례 조사와 재검표를 실시했지만, 도미니언 개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도미니언 역시 당초 캐나다 기업 계열사였으나, 현재는 미국 덴버에 본사를 두고 법인을 설립한 미국회사다.
도미니언측 톰 글레어 법률고문은 이날 방송 등에 출연, "줄리아니는 도미니언에 대해 근거없는 엄청난 거짓 주장을 계속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소송 가능성에 대해 "아무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줄리아니 전 시장은 성명을 통해 도미니언의 명예훼손 소송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의도에서 제기됐다면서 맞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맞소송을 통해 도미니언의 역사와 재정 상태, 실제 영업 내역을 철저하게 파헤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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