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구글의 최고 인공지능(AI) 윤리학자인 마가렛 미첼이 해고됐다. 앞서 2개월전에 미첼과 함께 AI윤리부문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팀닛 게브루도 해고된 바 있다. 이같이 연속된 AI 윤리부문 대표 해고는 구글의 AI에 대한 대중의 신뢰성을 무너트릴 수 있다는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구글은 최고 AI 연구자 마가렛 미첼을 해고하고 그 후임으로 마리안 크록을 선임했다. 마리안 크록은 구글의 AI 윤리그룹 대표로서 수석부사장인 제프 딘의 지시를 받는다.
구글의 AI윤리그룹은 구글의 AI기술은 공평하고 차별없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부서이다.
구글 AI 윤리그룹 대표의 이같은 교체는 기존의 공동대표 체제를 단일 대표 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미첼의 해고에 앞서 지난 12월에 AI 윤리그룹의 다른 공동대표 팀닛 게브루도 해고됐다.
AI윤리그룹 공동대표 두사람의 연이은 해고는 민감한 AI 이슈 뿐만 아니라 인종 등 다양성 이슈 등에서 구글의 경영진에게 부담스런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해고 사유에 대해 구글은 미첼이 보안정책 등 사내 규정을 여러 건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글의 사업관련 대외비 문건과 직원의 개인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것도 포함된 것으로 구글은 강조했다.
두달전 해고된 게브루가 회사를 떠날 당시 딘 부사장은 "팀닛 게브루 박사가 회사를 떠나겠다는 의향을 밝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게브루는 사실상 해고당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해고 배경에는 게브루가 워싱턴대학의 에밀리 벤더 교수와 공동으로 준비하던 논문에 대해 구글이 불편해 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글의 AI 윤리그룹의 연구에서 자율성이 침해된다는 이슈로 문제가 번지고 있다.
게브루는 구글이 사용하고 있는 AI시스템의 언어는 차별적인 결과를 낳을 잠재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하는 것을 막았고 이후 자신은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AI가 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는 언어를 배우면 기존의 편견과 차별을 담고 있는 언어를 그대로 답섭하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 그의 연구 결과였다.
마찬가지로 미첼도 자신의 트위터에 "해고당했다"고 썼다. 미첼은 지난 달부터 사내 메일 접속이 차단됐는데 당시 미첼은 구글에서 성차별과 학대를 당했다는 게브루의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첼 해고에 대한 구글 측의 설명과는 사뭇 다른 얘기다. 구글이 게브루를 해고했을 당시 미첼은 선다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흑인 대학지도자들과 회동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이같은 연이은 해고는 구글 AI기술이나 AI정책 뿐만 아니라 구글 내애서 인종이나 성 차별 이슈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첼은 게브루가 해고될 당시에 썼던 편지를 이번에 공개했다.
편지에는 "그의 해고는 구글 AI시스템이 딥러닝하고 있는 내용에 포함된 인종주의나 성차별주의가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구글 AI기술과 정책이 완전히 잘못된 사람들의 수중에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미첼은 특히 "게브루는 자신의 정체성이 무너트리고 또 연구자로서 자신에게 모욕적인 시스템에 굴복하라는 회사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구글 CEO 피차이는 직원들에게 게브루가 사직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 회사자체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피차이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탁월한 흑인 여성 리더가 불행하게 회사를 떠나간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것이 구글 내부 일부 부서에서 파장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한편 게브루 사태는 구글 내 노조 결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글과 모회사 알파벳 직원 등 약 230여 명으로 구성된 알파벳 노동조합은 지난 4일 "알파벳이 우리와 우리가 사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직원들이 의미 있는 발언권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02.04 mj722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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