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모텔에 불을 질러 3명의 사망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다른 사람을 해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3일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를 받는 조모(70) 씨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서부지법. [사진=뉴스핌DB]

조씨의 변호인은 "조씨가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삶이 힘들어 한 자살 시도였을 뿐 피해자들을 사망하게 할 의도가 없었고, 박씨가 술을 주지 않자 불만을 품고 불을 지른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씨도 이날 법정에서 "고의성을 띠고 불을 지른 적이 없다. 억울하다"며 "제 방에 불이 나 사람이 죽었다고 하니 죄책감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 70살이 넘도록 남한테 그렇게 나쁜 짓을 해본 적이 없다"며 "모텔 주인과도 친하게 지냈고, 주인도 참 저한테 잘해줬다. 그런 사람한테 해코지하려고 불을 질렀겠냐"고 항변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2020년 11월 25일 오전 2시 38분쯤 마포구 공덕동 자신이 장기 투숙하던 모텔 1층 방에서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여 방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모텔 주인인 박씨에게 술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너 죽고 나 죽자'는 마음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불로 당시 모텔 투숙객 14명 중 3명이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숨졌고 박씨를 포함한 5명이 일산화탄소 중독 등 상해를 입었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서울서부지법에서 오는 17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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