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앙은행, 마힌드라 감자 승인
쌍용차·HAAH 협상 속도낼 듯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답보 상태에 놓였던 쌍용자동차 'P플랜(사전회생계획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분위기다. 인도중앙은행이 대주주 마힌드라의 감자를 승인하며 남은 건 HAAH오토모티브의 결단뿐이다. 쌍용차 역시 HAAH에 자구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평택 본사 [사진=쌍용차]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도중앙은행이 쌍용차의 P플랜 돌입을 위해 마힌드라 지분 75%를 25%로 낮추는 감자 요구안을 승인한 만큼 HAAH오토모티브와 쌍용차의 협상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쌍용차는 이달 중순까지 법원에 경영정상화의 마지막 카드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안)'을 신청할 방침이다. P플랜은 법원이 기존의 빚을 신속히 줄여 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P플랜의 전제인 ▲대주주 마힌드라의 지분 및 채권 삭감에 대한 인도 중앙은행의 승인 ▲잠재적 투자자 HAAH의 투자 여부 중 하나가 해결된 만큼 이제 남은 HAAH의 결단뿐이다.
쌍용차와 HAAH는 현재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HAAH는 쌍용차 투자 조건으로 산업은행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주채권은행인 산은으로 향하고 있다. HAAH가 신규 투자자금을 신차 개발에 사용하고 긴급한 운영자금은 산은이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쌍용차와 협력업체들도 매각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 산은이 긴급자금을 투입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긴급자금이 투입될 경우 지난 한달 간 겪은 납품 거부 사태의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고 투자를 망설이는 HAAH의 투자 결심도 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산은은 신규투자자의 사업계획서 제출 등 선행조건이 이뤄져야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지원을 위해 ▲지속가능한 사업성 ▲흑자전환까지 노조 쟁의행위 금지 ▲임단협 연장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로선 쌍용차와 HAAH의 협상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다"며 "선행조건이 이뤄져야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종전 입장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산은이 결국 쌍용차 지원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최근 쌍용차 회생 필요성을 잇따라 강조한 영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에 출석해 쌍용차 사태와 관련 "고용도 있고 하니 괜찮다면 살리는 것이 괜찮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잘 풀어가야 하지 않겠냐"며 "은 위원장이 잘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쌍용차 지원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등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탠다. 쌍용차와 연관된 일자리가 협력업체를 포함해 수만개에 달하는데 이를 언제까지고 좌시하지는 못할 것이란 이유다.
한편 산은은 다음주 초에 쌍용차 현안 관련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