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대면 트렌드 속 '메타버스' 산업 각광
네이버 플랫폼 '제페토' 상승세...글로벌 이용자 2억명
'만년 적자' 스노우에 지속 투자한 네이버, 제페토 기대감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메타버스(Metaverse)' 관련 산업이 각광 받으면서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에 대한 투자 성과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네이버 손자회사이자 스노우의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지난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증강현실(AR)아바타 소셜 플랫폼 '제페토'의 급성장 덕분이다. 지속된 적자로 네이버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스노우가 제페토를 동력으로 수익 개선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 비대면 바람 탄 제페토, 성장 가속화...스노우 '청신호'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개발한 '제페토(Zepeto)' [사진=바이두] |
10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전 세계 165개국에 출시한 제페토는 최근 누적 이용자 2억명을 넘어서는 등 급격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 속에 '메타버스'가 뜨거운 테마로 떠올라서다.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beyond)'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유사한 가상세계, 현실과 가상의 모호한 경계에 있는 세계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 제페토다. 제페토는 지난 2016년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 카메라 앱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된 스노우가 개발해 2018년 선보인 서비스다. 현재는 스노우에서 지난해 분사한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운영하고 있다.
제페토에서 이용자는 얼굴인식, AR, 3D기술을 활용해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자신만의 아바타로 가상공간 속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게임 및 액티비티 요소를 즐길 수 있다. 또 최신 얼굴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미러기능과 수천여가지의 포즈가 가능한 AR 카메라 기능이 접목돼 캐릭터가 가상세계나 모바일 화면을 벗어나 실제 세계로 진입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 10대 이용자 비중이 80%를 차지할 정도로 전 세계 젊은 세대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최근 제페토 이용자 수 증가가 더 빨라지는 추세"라며 "제페토를 통한 직접적인 수익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알려나가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 스노우에 4500억원 투자한 네이버...제페토 수익모델 다변화 기대
[제공=네이버] |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스노우 투자 성과가 제페토를 통해 본격적으로 나타날지 주목한다.
스노우는 지난 2016년 분사한 이후 지속적인 적자의 늪에 빠져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각각 609억원, 866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네이버는 지속적으로 스노우에 긴급 자금을 수혈해왔다. 지난달에도 스노우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1200억원을 1분기 내에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가 스노우에 투자한 누적 출자금은 총 4470억원에 달한다.
'제2의 라인'으로 기대했던 스노우의 부진이 거듭되자 외부에서는 네이버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네이버는 이 같은 우려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노우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최근 비대면 트렌드 속에 제페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그동안 스노우에 대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투자를 통해 스노우의 카메라 엔진과 AR기술 등을 발전시키는 한편, 전 세계 사업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제페토 서비스 확대와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광고 수익과 아이템 결제를 통한 인앱결제 수익에 더해 해외 유명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수익모델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제페토는 네이버의 기존 사업 부문과 시너지 및 사업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플랫폼이 활성화 될수록 콘서트, 행사 주최 등 일상에서 발생하는 비즈니스를 가상 영역으로 확장해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