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태양을 광원으로 원거리에서 비산(흩날림)누출을 탐지하는 기술이 확립됐다.
이 기술이 도입되면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확인과 오염원인에 대한 신속한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6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은 굴뚝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에서 비산배출되는 초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을 햇빛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원거리에서 측정하는 태양추적적외선 측정법을 최근 확립했다.
이번에 마련된 태양추적적외선(SOF, Solar Occultation Flux) 측정법은 태양과 측정 장비 사이에 커다란 가상의 기둥을 만들고 사업장 전체를 마치 높은 성벽처럼 에워싸 비산누출 지점을 찾아내고 배출량을 정량적으로 산출한다.
비산배출은 굴뚝과 같은 정해진 배출구를 통하지 않고 사업장의 저장시설, 밸브 등에서 대기오염물질이 대기로 직접 배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정확한 배출량 산정이 어렵고 오염원을 찾아 배출기준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SOF 측정법은 미국 및 스웨덴 등에서 대형 석유화학산단 관리에 쓰이는 입증된 기술이며 유럽에서는 초미세먼지 원인물질 배출량 측정을 위한 최적가용기법(BAT, Best Available Technology)으로 사용하고 있다.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이동형 원격광학 측정(SOF) [자료=환경부] 2021.04.06 donglee@newspim.com |
환경부는 지난 2019년 12월 추가경정예산으로 이번 태양추적적외선 장비를 도입했고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시험운영을 거쳐 이 장비의 측정법을 확립했다. 이 측정법을 적용하면 대기환경측면에서 비산배출 오염물질을 정량적으로 산출해 저감할 수 있고 기업에서는 원료나 제품의 누출을 방지해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사업장에 직접 출입하지 않고도 100m 이상의 높은 굴뚝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원격으로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켜 불법 배출을 예방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제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산을 비롯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에서 이 기술을 활용한 현장 측정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동안 이동 측정으로 공정에서 비산누출되거나 비정상 가동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측정했으며, 특정 사업장 저장탱크의 누출을 발견해 개선 조치를 취한 사례도 있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앞으로 모바일 기반의 원격분광측정으로 초미세먼지와 오존의 생성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농도를 측정하고 배출량을 조사해 측정 기반 배출계수도 개발할 계획이다.
김영우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이번 태양추적적외선 분광기법은 대기오염물질 배출 감시를 위한 목적 이외에도 공정 누출 등을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과학 기술"이라며 "기업들과의 상생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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