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민주당 김준열 의원 '경고'처리
民 경북도당 "국민의힘 일탈 의원 그대로 두고...의장 공개 사과" 촉구
[안동=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도의회가 시끄럽다.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준열(50.구미시 제5선거구) 도의원에 대한 징계안이 본회의에서 전격 의결되면서다.
경북도의회가 김 의원에 대해 징계를 의결하자 민주당 도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민주당경북도당이 반박 성명을 내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경북도의회 본회의[사진=뉴스핌DB] 2021.05.07 nulcheon@newspim.com |
경북도의회는 6일 본회의를 속개하고 마지막 안건으로 상정된 '민주당 김준열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가결했다.
앞서 도의회 윤리특위는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심의를 갖고 '경고'를 담은 심의 결과를 도의회 본회의에 넘겼다.
김 의원의 징계안은 전체 의원 59명 중 42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32표, 반대·기권 각 5표로 통과됐다.
이날 고우현 의장은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의 강한 반발에도 징계안을 직권 상정하고 표결처리했다.
표결에 앞서 고 의장은 민주당 김준열 의원과 같은 당 소속 김영선 의원이 신청한 신상발언과 의사진행발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 의장은 이날 징계안 직권 상정과 함께 비공개 회의로 전환하고 전자투표로 표결을 강행했다.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강하게 항의하며 퇴장했다.
고 의장은 "김준열 의원이 동료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폄훼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징계안 상정 사유를 밝혔다.
이번 김 의원에 대한 징계처리는 지난 1991년 경북도의회 구성 이후 30년만의 일로 첫 징계 사례로 기록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김영선 의원은 "각종 불법, 탈법 행위에 대해서는 윤리특위를 수 십년간 한 번도 안열더니 국민의힘을 비판한 개인 페이스북글은 문제를 삼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경북도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고우현 의장은 의원들의 수차례 발언신청을 묵살하고 즉시 비공개회의로 전환해 표결을 강행했다"며 도의회의 반민주성을 비난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한 고우현 의장은 300만 도민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또 "이번 도의회의 징계안 처리는 다른 사례와 비교했을 때 형평성이 떨어진다"며 도의회 일탈행위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경북도의회 김준열 도의원(경북 구미시, 민주당)[사진=뉴스핌DB] 2021.05.07 nulcheon@newspim.com |
민주당 경북도당은 "△지역행사에 자신의 참석여부를 묻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무원들에게 폭언을 했던 도의원 △판돈 500여만원을 걸고 주민 4명과 이른바 '훌라' 도박을 했던 도의원 △지난 총선당시 도의원 신분으로 주민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던 도의원 △대가야지구 도시개발사업 부동산 투기로 5억원의 시세차익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의원 △지역주민을 폭행하고 어린이보호구역 펜스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해 벌금 700만원을 받은 도의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예정지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도의원 등 불법 일탈사례가 있었음에도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이라는 이유로 한번도 윤리위에 회부되거나 징계가 내려진 적이 없다"고 지적하고 "국민의힘은 가히 '후안무치의 끝판왕'이라 할 만 하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일방적으로 안건처리를 강행한 고우현 의장의 사과와 지금까지 물의를 일으킨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 모두 윤리위원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또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이번 징계 처리와 관련 가처분 소송 등 당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인 김 의원은 "이번 징계 처리와 관련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받지 못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며 이 부분에 대한 불합리한 점, 절차상 부당한 점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비정규직 관련 조례안'이 부결된 이후인 지난 3월12일 개인 SNS에 "일부 지식인들은 국민의힘을 일본 극우세력인 '고쿠민노 치카라((國民の力)'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경북도의회에서는 일당독재 공산당과 가히 동급이다"라는 비판글을 올렸다.
또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연간 수천만원의 예산이 집행됐고 이에 반해 본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0원이었다. 이게 경북도의회의 현실이다"는 비판글을 썼다.
이를 두고 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자 김 의원은 2~3일 후에 페이스북 글을 지우고 본회의장에서 "신중치 못한 처신에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공개 사과했다.
그러나 도의회 배진석 기획경제위원장은 지난 3월 16일 제32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김 의원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민주적인 정당정치를 이간질하고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폄훼했다"며 징계를 요구했다.
이어 국민의힘 도의원 20명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하고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됐다.
한편 경북도의회는 국민의힘 소속이 47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며, 더불어민주당은 9명, 무소속 2명, 민생당 1명 등이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