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0시 대법원 중앙홀 신임 대법관 취임식
"대립과 분열 날로 심화…사법부 헌신 더욱 요구돼"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천대엽 신임 대법관이 소외된 시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다가서기 위해 '우보일보(牛步一步·소의 걸음처럼 한 걸음씩 걸어간다는 뜻)'의 다짐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 신임 대법관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4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04.28 kilroy023@newspim.com |
천 대법관은 "저는 이제부터 대법관으로서 걸어가야 할 길에 따르는 높은 헌법적 사명을 되새기며 무한한 두려움과 엄숙함을 느끼고 있다"며 "대법관 임명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사법부와 법관의 역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깨우칠 수 있는 성찰과 배움의 시간이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다수의 부당한 편견으로부터 고통받고 법원 외에 의지할 곳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피난처인 사법부의 역할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라도 형평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일 없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올바른 시대정신과 공동체의 가치가 구현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역할의 엄정한 수행을 바라는 시민의 기대와 때론 가혹하고 때론 모순되기까지 한 비판은 사법부에 대한 기대와 염원과 애정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라며 "저를 비롯한 사법부 전체가 초심으로 돌아가 한 마음으로 각자의 소임을 다할 때라야만 온전히 받들 수 있는 것임을 잘 알기에 감사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으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천 대법관은 "사회, 경제, 문화, 정치적 다양성 속에 대립과 분열 등 갈등이 날로 심화돼 가는 현실 속에서 그 소임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노력과 섬세한 지혜, 먼 안목과 통찰력, 사무친 기도가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음을 알고 그 섬에 갈 수 있기를 소망한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소외된 시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다가서기 위한 사법부의 헌신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임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것 하나 감당하기 벅찬 일이지만 얕은 지식과 지혜로나마 초심으로 돌아가 성의를 다해 사법부 구성원 모두와 힘을 합해 맡은 바 저의 소임을 다하겠노라는 우보일보의 다짐을 이 자리에서 드리는 바이다"고 덧붙였다.
천 대법관은 지난 7일 퇴임한 박상옥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천 대법관은 형사법 전문 판사 출신으로 공판중심주의를 실천하며 사법개혁에 앞장선 인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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