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영 어려움 들며 21년된 학내 전통찻집 폐점 추진
재학생·졸업생·학내 단체 반발…"충분한 논의없이 일방 결정"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서울대학교가 교내 유일한 전통찻집인 다향만당의 폐점 및 교내 식당, 카페 등 매장 통폐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서울대 학생들이 "학생 복지 후퇴"라며 반발했다.
서울대 학부·대학원 재학생과 학내 7개 단체는 12일 오후 교내 중앙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향만당 폐점과 식당 통폐합은 학내 구성원 복지를 후퇴시키는 퇴행적 조처"라며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 대의원총회를 규탄했다.
이들은 "생협은 학내 구성원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한 후생복지기관으로 영업상 조정 역시 복지를 후퇴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며 "다향만당과 같이 오랜 시간 구성원이 이용한 매장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릴 때는 축소되는 구성원 복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협 경영진은 매출이 적다는 이유로 다향만당 폐점 안을 구성원과 충분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며 "식당 통폐합 안도 제대로 된 설명이나 토론 과정 없이 통과시켰다"고 꼬집었다.
서울대학교 정문 전경 /김학선 기자 yooksa@ |
앞서 생협 대의원총회는 지난 3월 19일 적자를 줄인다는 명분으로 다향만당 폐점이 담긴 올해 사업계획안을 통과시켰다. 2000년 9월 문을 연 다향만당은 학생들이 다도를 통해 휴식을 취하거나 소모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생협 대의원회총회는 같은 날 교내 식당 6곳과 카페 등 휴게음식점 5곳, 편의점·문구점 등 편의시설 16곳 등을 통폐합하는 사업 계획도 통과시켰다. 다향만당 폐점과 식당 등 통폐합 사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이에 규탄하는 서명을 받았다. 서명에는 학부 재학생 228명, 대학원 재학생 50명, 졸업생 75명, 학내 노동자 34명 등이 참여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와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등 학내 7개 단체도 서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대의원총회를 파행적으로 운영한 생협 경영진을 규탄하며 다향만당 폐점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또 학생 복지를 축소시킬 식당 통폐합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