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제한 기준 2월 5일→법안 본회의 의결일로 연기
재산권 행사 가능하도록 예외조항 폭 넓혀야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국회가 2·4대책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몇몇 조항들을 보완했음에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분양권 제한 조항은 적용시점을 뒤로 미루는 방향으로 개정됐지만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정책 발표 초기부터 논란이 됐던 부분을 개정하는 것이 시장에 혼란을 주고 정부의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나온다.
◆ "정당한 재산권 행사 막는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분양권 제한 조항 손질한 국회
21일 국회에 따르면 2·4 대책에 포함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관련법 개정안이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관련법인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에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에서 분양권 제한 시기를 2·4대책 발표 다음달인 2월 5일에서 개정안 본회의 의결일로 판단 기준은 매매계약 체결에서 등기이전 완료로 수정했다. 의결일은 오는 28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권 조항은 2·4대책이 발표되고부터 논란이 됐던 내용이었다. 정부는 투기 수요 유입을 엄격히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는 지난 3월 말에 처음 발표되기 시작해 후보지가 될 줄 모르고 주택 및 건물을 매입한 사람들은 현금청산 대상이 될 상황이었다.
후보지 주민들 역시 현금청산 대상이 되다보니 주택이나 건물을 팔고 싶어도 매수자가 없어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당한 재산권 행사의 길이 막혔다며 불만과 함께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복합사업 후보지 예정지구 지정을 위해 필요했던 10% 주민 동의 확보 조항은 삭제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향후에는 주민동의 없이도 예정지구 지정이 가능하게 된다.
이는 주민 동의 확보 과정에서 주민들 간 갈등으로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 기준일 변경 근본적인 해결책 못돼...예외조항 기준 확대해야
시장에서는 이번 개정안에 2·4대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들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분양권 제한 시기와 기준을 폭넓게 잡으면서 복합사업 후보지들은 후보지 지정 후 거래 자체가 멈춰버린 상태였다. 분양권 제한 기준 변경으로 일부 투기수요들이 후보지로 유입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판단 기준이 매매계약 체결에서 등기이전까지로 변경돼 대규모 유입은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아동 S 공인중개사무소장은 "후보지 지정된 후 거래가 아예 끊겼다"며 "제한 기준이 변경돼도 등기까지 마무리하려면 잔금을 다 치뤄야 하는데 현금부자가 아니고서는 거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분양권 제한 시기를 늦춰 일부 재산권 행사의 제약을 해소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재산권 침해 논란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다. 본회의 의결일로 기준이 변경되면 2·4대책 발표 이후 본회의 의결일 사이에 거래자들은 분양권을 받을 수 있지만 의결일 이후 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된 주민들은 여전히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걸리게 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후보지 지정 이전 과거 시점을 분양권 제한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시점을 기준으로 삼거나 현재 체계를 유지하되 예외조항의 폭을 넓혀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관련 조항 변경이 시장에 혼란만 야기하고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책 내용의 변경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정책 추진에 대한 불안을 야기해 정책 추진 바탕을 흔들수 있다는 것이다.
미아동 N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장은 "정책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데 자주 규정을 바꿔서 불편을 주면 누가 신뢰하겠느냐"면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찬성하는 분들도 정책에 대해서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들도 보인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책 조항 변경은 정부가 사전에 충분히 정책을 검토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시장에 줄 수 있다"며 "다양한 정책을 내놓기보다 세밀한 검토를 거친 정책을 내놓아야 시장의 신뢰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