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분할에 상가 임대수익 배분도 요구…부당이득반환 소송도 제기
가정법원 "인정 안 해"→민사 2심 "기판력 미쳐"…대법 "다시 판단"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혼 소송에서 부동산 임대소득 관련 재산 분할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해당 가정법원 판결이 같은 내용을 요구한 민사 소송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원고 A 씨가 피고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고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재판부는 "가사 사건과 민사 사건은 다른 종류의 소송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가사 사건에 관한 소송에서 통상 민사 사건에 속하는 청구를 병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가 재산분할청구 사건에서 금전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를 한 경우 그 청구가 재산분할청구인지 아니면 별개의 민사 청구인지 여부는 당해 사건에서의 청구 원인과 당사자의 주장 취지, 청구에 대한 법원 판단 및 이를 전후한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청구를 하면서 청구 원인으로 상가에 관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을 포함해 주장했다"면서도 "원고가 재산분할청구와는 별도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병합해 제기했다거나 (가정)법원이 원고의 주장을 민사 청구로 판단해 기각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은 "따라서 이혼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민사 청구인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미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A 씨는 B 씨와 2004년 8월 24일 혼인해 부부로 지내다 2013년 12월 27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2010년 3월 이후 발생한 임대수익을 원고 80%, 피고 20% 비율로 배분하기로 약정했다"며 "피고는 미정산한 임대수익 2억24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9년 상가에 피부과를 개원한 후 다른 의사로부터 임대 수익을 받아 왔다.
A 씨는 이혼 소송 중이던 2014년 12월 15일 이 같은 내용으로 서울중앙지법에도 별도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가정법원은 원고와 피고의 일부 청구를 각각 받아들이는 판결을 선고하면서도 A 씨가 주장하는 임대수익 분배 약정에 대해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고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후 민사 소송 1심은 A 씨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B 씨가 원고에게 1억5874만원을 지급하도록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A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각 상가에 관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과 관련해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이혼 소송 확정판결에서 기각된 청구와 동일한 청구"라며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혼 소송에서 원고는 임대수익 분배 약정을 이유로 한 금액을 재산분할 청구 취지에 포함시켰지만 일반적인 민사 청구와 다르지 않다"며 "이혼 소송 판결이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재산분할 청구를 일부 기각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민사 청구를 기각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은 원심이 재산분할청구와 민사 청구의 구별 및 확정판결의 기판력 등에 관해 법리를 오해했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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