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7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공수처 1호' 직접 수사 대상으로 삼은지 3개월 만이다. 특히 공수처 출범 6개월 만에 첫 공개 소환이기도 하다.
공수처 출범 후 정식 사건번호(공제번호)가 붙은 '공제 1호'가 어떤 사건이 될 지는 법조계 안팎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을 선택했다. 조 교육감은 전교조 출신 등 해직 교사 5명이 특별채용될 수 있도록 비서실장이 심사위원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하도록 하거나 이를 반대하는 당시 부교육감 등을 업무에서 배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국가공무원법 위반)를 받는다.
김연순 법조팀장 |
하지만 3개월 전 공수처의 1호 사건 선정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정치적 고려'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조 교육감이 진보진영에 속하지만 특정 여권·야권 인사에 대한 표적수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조 교육감을 선택했다는 해석이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경찰의 수사가 이뤄진 점도 '1호 사건'의 현실적 고려대상이 됐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공수처가 검사 정원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수사력 역량 부족을 감안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한 이후에도 기소 등을 놓고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공수처가 불기소를 결정할 경우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기소를 결정 경우 검찰과의 갈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검사와 판사, 고위 경찰 관련 범죄에 대해서만 수사권과 함께 기소권을 갖는다. 조 교육감 사건처럼 공수처에 기소권이 없는 사건의 경우 공수처법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 결정서와 관련 서류를 송부해야 한다. 공수처가 기소 판단을 하더라도 검찰이 다른 판단을 할 경우 절차 등을 놓고 갈등과 혼선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상징성 있는 '1호 사건'이 꼬이면서 공수처는 사건마다 '정치적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건이 대표적이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이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옵티머스 펀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해서 직무를 유기했다는 의혹(공제7호)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 감찰을 방해했다는 의혹(공제 8호)에 대해 수사 중이다.
하지만 수사 시기 등과 관련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등 공수처의 윤 전 총장 수사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정치적 고려나 일정이 아니라 법률적 판단과 내부 규정에 따랐을 뿐"이라며 직접 해명까지 해야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인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면담하면서 관용차를 제공해 '공정성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정치적 고려, 정치적 의도'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2~10호 사건 수사도 논란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공제 1호' 사건 처리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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