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남북정상회담 개최 바란다" '주목'…연합훈련 조정할까
軍 "하반기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북한과 연관설 부인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남북이 13개월간 단절됐던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원시키면서 남북관계가 해빙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민감해하는 한미연합훈련 역시 대폭 축소하거나 연기할 수도 있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는데, 군 당국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오는 8월 둘째 주쯤 한미연합훈련을 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군 당국은 "시기, 방법, 규모 등은 결정된 것이 없고, 미국과 계속해서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축소된 형태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형태로 훈련이 실시될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중론이다.
3대 한미연합훈련 중 하나인 독수리 훈련이 이뤄지는 모습. 지난 2019년 3월 한미 양국은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패트릭 샤나한 당시 미국 국방장관 대행 간 전화통화를 통해 키 리졸브 연습, 독수리훈련, 을지프리엄가디언 연습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의 종료를 결정했다. 대신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을 조정한 새 한미연합지휘소연습 '19-1 동맹연습'이 지난 2019년 3월 4일부터 12일까지 실시됐으며, 다른 훈련들도 새로운 형태의 연합연습 및 훈련들로 대체돼 연중 실시됐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미 양국은 지난 2018년 이후 남북 및 북미대화 촉진 등을 이유로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실시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확산도 훈련 축소 실시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다 지난 상반기부터 한미 장병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하반기 대규모 실기동 훈련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한국군의 경우, 이르면 8월 전 장병의 80%가 백신 접종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훈련 역시 지난 3년간의 훈련들과 마찬가지로 실기동 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축소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에 했던 수준으로 훈련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중심으로 연합훈련 축소설이 힘을 얻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26일 "코로나19로 대규모 훈련은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이후 6월 22일에는 당시 방한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남북·북미관계를 궤도에 올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7일 남북 군 통신선이 복구된 모습 [사진=국방부] |
여기에 남북 정상이 지난 4월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계기로 수차례 친서를 교환해 온 사실이 최근 확인됐고, 그 결과 남북 통신선 복원이 지난 27일 결정되면서 한미연합훈련 축소‧연기설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바란다"는 입장까지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남북관계 회복 및 대화재개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하반기 연합훈련 축소실시는 거의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상황에서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연합훈련은 악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원래 하반기 지휘소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실시해 왔다"며 "특별한 이유로 인해 방식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연합훈련이 축소된 형태로 실시된다고 해도, 북한 등 특정한 이유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