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개인정보 유출 늑장 대응... "피해자 규모 확인 어려워"
코로나 4차 대유행에도 '오픈런' 여전...직원 성추행 혐의도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프랑스 고가 브랜드 샤넬코리아가 끊임없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고객정보 유출에 나아가 임직원 성추행 사건까지 휘말린 가운데 일각에선 가격 인상에만 열 올려 소비자 보호에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사진=샤넬코리아 홈페이지] 2021.08.08 shj1004@newspim.com |
◆ 고객 개인정보 유출, 늦장 대응... "피해자 규모 확인 어려워"
9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는 지난 5일 화장품 멤버십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관 중인 데이터베이스에 외부 해킹 공격이 발생해 일부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고객의 이름, 전화번호, 생일, 구매 내역과 주소, 성별, 이메일 등이 유출됐으며 신용카드와 결제 정보, 고객 아이디 및 패스워드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샤넬코리아는 지난 6일 이 같은 사실은 인지하고 조치를 취했다며 "해당 IP와 불법 접속 경로를 차단하고 취약점 점검과 보완 조치를 완료했다. 해당 고객에 상황을 이메일 또는 문자로 이 사안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정보 악용이 의심되는 전화나 메일 등의 연락을 받으셨거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담당부서로 이메일 혹은 전화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샤넬 IT 전담팀은 외부 전문 사이버보안 기업,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개인정보보호위원회(PIPC)와 사고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늦장 대응뿐만 아니라 피해자 규모에 대한 정확한 공지가 이뤄지지 않아 고객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유출 사건과 관련해 샤넬코리아의 대처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5일에 발생했지만, 본사 측은 6일인 이튿날이 돼서야 해킹으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은 이튿날 확인했다. 피해 고객에게 개별 안내 또한 7일 늦은 오후에서야 이뤄졌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사안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조정을 위해 꾸준히 투자 및 지원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명품 브랜드 샤넬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2020.05.13 alwaysame@newspim.com |
◆ 코로나 4차 대유행에도 '오픈런' 여전...직원 성추행 혐의도
하지만 샤넬코리아의 '소비자 보호'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샤넬코리아는 이번 고객 개인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엔 신세계백화점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샤넬 매장 직원과 지인 등 1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 상향에도 샤넬은 백화점 오픈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방문하는 일명 '오픈런'을 고집하고 있다. 집단감염 발생 소식이 알려진 후 검사가 필요한 매장 방문객만 1600명에 이르면서 추가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럼에도 샤넬은 올 초 두 차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 레이스를 이어갔다. 올해에만 3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샤넬은 지난 2월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린 이후 지난 7월에 샤넬 클래식 스몰은 785만원에서 893만원으로 13.8%, 클래식 미듐은 기존 864만원에서 971만 원으로 12.4% 인상했다.
이에 샤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산업 전반이 침체기를 겪고 있음에도 일반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해 9296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직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샤넬코리아 관계자가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지난 5월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샤넬코리아 관리자 40대 남성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불구속 송치했다. 당시 노조 측은 A 씨가 2008년부터 최소 15명의 여성 직원을 상대로 수차례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악수한 뒤 손을 놓지 않고 계속 잡고 있거나, 속옷을 당겼다 놓는 등의 방식으로 성추행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샤넬코리아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고 A씨의 신변은 처리했지만, 징계 내용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조 측은 샤넬코리아가 A씨를 두 달 가까이 직위에서 해제하지 않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샤넬코리아가 가해자를 방관해 사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2차 가해가 도를 넘은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샤넬의 연이은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연이은 가격인상으로 이익만 추구할게 아니라 소비자 보호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 등으로 신뢰 회복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