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서 기술제휴업체 물색
"MZ세대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메타버스 사업 불가피"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주요 은행들이 메타버스 자체 플랫폼 개발을 염두에 두고 기술 협력 업체를 물색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사업 실태 조사에 나서면서 은행권 메타버스 사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공개입찰을 통해 메타버스 자체 플랫폼 개발 기술 제휴 업체 선정에 나선다고 밝힌데 이어 다른 은행들도 자체 플랫폼 개발 협력 업체 물색에 한창이다.
하나은행 인재개발섹션 교수 아바타가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외환사례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
최근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회원사로 가입해 함께 자체 플랫폼 개발에 나설 기술 협력 업체를 찾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학정보통신기술부가 주관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는 삼성전자·현대차·네이버랩스·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표 기업 20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며 "자체 플랫폼 개발을 염두에 두고 가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메타버스 전담조직 '디지털혁신TFT'를 신설한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탑승했다. 자체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이달 말까지 기술 제휴 업체를 물색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뱅킹을 메타버스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도 고민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이미 모바일 뱅킹 편의성이 높은데 모바일 메타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며 "결국 가상 영업점을 구축해야하는데, 은행 거래 연계 등을 고려하면 자체 플랫폼 개발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게더(Gather)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 사무실을 가동하고 있는 국민은행도 자체 플랫폼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은 엔터테인먼트 목적이 강해 은행정책과 맞지 않을뿐더러, 개인신용정보 등 뱅킹 코어정보를 외부에 줄 수 없는 만큼 결국 자체 플랫폼 개발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당장 수익이 없는데도 메타버스 자체 플랫폼 개발에 앞 다퉈 나서는 배경에는 메타버스 산업의 급격한 확대가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메타버스 관련 시장은 오는 2030년 약 17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도 '가상융합경제 발전 전략'을 통해 적극적인 메타버스 산업 육성 의지를 피력했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캐나다 TD 은행, 미국 Capital One 등 글로벌 금융사들은 이미 메타버스 금융 시대를 대비해 고객 상담과 AR/VR 체험에 특화된 디지털 복합점포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강현실 등을 이용해 뱅킹 거래가 가능한 실제 영업점을 운영하는데 까진 상당시간이 걸리겠지만, '제페토'나 에스케이텔레콤의 '이프랜드' 등 메타버스 플랫폼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MZ세대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은행들이 메타버스 사업을 장기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