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용 지수 4000대 돌파...운임비 '고공행진'
4분기 운송비 부담 계속...현지 생산·가격 인상 '고려'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글로벌 자동차 시장 호황으로 타이어 업계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차용·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모두 증가해 어느 때보다 실적 개선이 기대됐지만, 정작 수출을 위한 물류비용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 측면에선 아쉬운 성과를 보였다.
19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주요 타이어업체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눌렸던 이동 수요가 폭발했고, 차량 구매가 늘었다. 신차용 타이어 수요는 물론 중고차나 기존 보유 차량의 타이어를 갈아끼우는 교체용 타이어 판매도 덩달아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2021.08.19 giveit90@newspim.com |
◆ 2분기 실적 좋았는데...운송비 아쉬워
판매량 증가는 실적에 바로 반영됐다. 폭스바겐·아우디·테슬라 등에 타이어를 납품하는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연결기준 영업이익 595억원, 매출액 2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2.2%, 31.7% 증가했다.
현대차·기아 등에 납품하는 금호타이어는 영업이익 118억원, 매출액 1조2193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흑자전환, 27.5% 늘었다. 폭스바겐·포르쉐 등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는 넥센타이어 또한 영업이익 125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매출액도 전년 대비 60.6% 증가한 505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계속된 물류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하지 못했다. 물류비용 바로미터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4월 말 3000대를 넘어선 지 3달여 만에 4000대를 돌파했고, 지난 13일 기준 또 사상 최고치(4281.53)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주요 수출지역인 유럽과 북미에 현지 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의 운송비 부담이 컸다.
넥센타이어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운반비는 6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3억원) 대비 176% 증가했다. 운반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7%로 올라갔다. 지난 2018년~2020년 운반비 평균 비중은 7%다. 넥센타이어의 지역별 매출이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51%, 104% 증가한 것도 운반비 부담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센타이어는 글로벌 생산량의 66%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반면, 매출의 80% 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특히 수요가 좋은 북미 시장을 현지 공장 없이 전부 수출로 대응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실적 회복을 위해선 운반비 하락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뿐 아니라 금호타이어·한국타이어의 물류비용도 증가했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 생산공장에서 350만본을 생산할 수 있으나, 운반비와 선임 비용이 모두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287억원) 126% 증가한 650억원을 지출했다. 한국타이어 또한 같은 기간 13% 증가한 37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단순 운반비만 따진 수치로 선임 비용까지 포함하면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타이어] |
◆ 4분기에도 물류비 부담 계속
업계선 이 같은 물류비용 상승이 오는 4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지속 상승하고 있어 운반비 부담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운송비·재고비·하역비 등에 소요되는 비용의 증가는 순이익 증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체들은 현지 생산 물량을 늘리거나, 가격 인상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는 "오는 8월 북미·유럽에서 5% 이상 타이어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가격 인상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었던 유럽 공장 안정화에 집중하고, 향후 증설을 검토하면서 수익성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 생산공장과 베트남 공장의 증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현지 생산 물량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며 "현지생산은 물류비용과 관세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증설을 위한 투자는 마무리됐고 이르면 내년께 생산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국타이어는 "운반비는 물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유럽, 북미 등에서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며 "독일과 같은 일부 지역은 가격 인상이 이뤄졌고 향후 다른 지역에서도 가격 인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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