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싱크홀'이 올해 개봉 한국영화 중 최단 시간 내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20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차승원은 '웃픈' 코미디 영화로 코로나에 지친 관객들을 달래고 나섰다.
차승원은 '싱크홀'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낙원의 밤'에 이어 이번 영화를 선보이게 된 소감을 말했다. 그는 "'싱크홀'이 재난 상황과 코미디가 접목된 영화라 좋았다"면서 웃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싱크홀'에 출연한 배우 차승원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1.08.20 jyyang@newspim.com |
"싱크홀에 집이 빠져서 긴박하고 급박한 상황인데도 묘하게 웃픈 상황들이 계속 연출되는 게 좋았어요. 제가 좀 아이러니한 상황, 충돌되는 이미지들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에요. 재난이라고 하면 막 뭐가 휘몰아쳐서 다치고 죽고 극한의 상황만 마주하기 마련이잖아요. 이 영화에선 뭐든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하는 상황들을 풍자해서 보여주는 면들이 굉장히 좋았죠."
차승원이 재밌다고 생각한 지점은 극장에서도 통했다. 그는 이번 영화의 흥행을 두고 "확신이 있었다"고도 언급한 바 있다. 현재 '모가디슈'와 함께 '싱크홀' 이후에 개봉한 '인질'까지. 모처럼 극장가에선 한국영화 삼파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제가 재밌게 본 시나리오라 관객들도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런 확신이 약간 있었어요. '인질'이 개봉하면서 약간 주춤하지만 일단 일주일 스코어를 한번 봐야죠. 이번에 함께 한 김성균, 이광수는 정말 착한 친구들이어서 호흡이 좋았어요. 다 사람 자체가 좋다보니 같이 하면서 즐거웠죠. 연기 하다보면 후배들 중에도 '쟤 좀 아닌 것 같다'하는 배우도 있긴 있거든요. 이 친구들은 달랐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싱크홀'에 출연한 배우 차승원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1.08.20 jyyang@newspim.com |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자마자 빌라가 통째로 싱크홀로 꺼져버린 사건. '싱크홀'에서는 현재 화두인 부동산 문제를 슬쩍 건드리는 지점이 있다. 항간에서는 LH사태 같은 부동산 관련 사회문제를 일부러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종종 나온다.
"처음 그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부동산에 대한 문제가 특별히 불거지거나 심각하지 않았을 때예요. 내 집 마련의 꿈은 예나 지금이나 늘 있는 거지만 그때도 지금처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진 않았었죠. 지금와서 LH사태 등이 불거지고 '영끌' 같은 용어도 유행하고 있지만 출연을 결정할 때 우려한 건 전혀 없었어요. 물론 그런 설움이 예전엔 저도 당연히 있었죠. 근데 그때보다도 지금이 훨씬 더 힘들어진 것 같아요. 문제가 심각해진 게 느껴지죠. 요즘 20대들의 자괴감들이 와닿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안타까워요."
누구나 알듯 차승원은 영화뿐만 아니라 예능으로도 친숙한 배우다. 그는 "어떤 걸 하든지 나쁘게 보이지는 말자는 생각을 한다"면서 연기를 비롯한 활동의 근간이 되는 스스로의 생각을 얘기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싱크홀'에 출연한 배우 차승원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1.08.20 jyyang@newspim.com |
"예능은 나영석 PD와 오래 같이 해서 일단 편해요. '출장 십오야' 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어떤 건지는 전혀 모르고 갔죠. 신효종 PD라고 삼시세끼 1편을 저랑 같이 했던 사람이 있길래 보고 막 웃었어요. 식구처럼 지내는 팀 중에 하나죠. 만나면 너무 좋아요. 성향을 다들 너무 잘 아니까요. 그래서 예능도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낙원의 밤'에 이어 '싱크홀'까지. 코로나 시기에 신작 영화를 두 편이나 선보이는 건 쉽지도 흔하지도 않은 일이다. 차승원은 "공교롭게도 두 영화를 또 이 시기에 선보이게 됐다"면서 "참 시기가 더 좋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두 작품 다 영화제에도 출품돼서 개인적으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누아르를 좋아해요. 단순한 것보다 또 그 안에 상충되는 그런, 충돌되는 이미지들이 있는 장르, 그런 재미를 즐기죠. 딱 하나를 꼽기는 어렵지만 코미디보다 누아르를 많이 해보고 싶은 것 같아요. 이번에 같이 한 광수씨는 진짜 완벽한 정극을 한번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생각 이상의 능력이 있는 친구예요. 깜짝 놀랄 정도로 잘할 수 있는 친구죠. 또 김성균과도 아주 센 캐릭터로 만나고 싶어요. '싱크홀'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유혈이 낭자한 영화에서 연기해보면 어떨까 해요."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