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이 설정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수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수도 카불의 공항 외곽에서 26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 미군을 포함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 철수 작전이 이뤄지고 있는 카불 공항의 외곽에서 폭발이 있었다면서 "인명 피해는 현재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이후 성명을 통해 미군 병사 몇 명이 사망했고, 일부는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인명 피해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폭발이 공항 게이트 근처와 공항 인근의 외국인들이 머물고 있던 바론 호텔 부근 등 두군데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상자가 수십명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미 해병대원 4명이 사망하고, 적어도 3명이 부상당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병원에 26일(현지시간) 공항 외곽 테러 공격으로 인한 부상자들이 후송되고 있다. (현지 방송 화면 캡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카불 현지 응급병원은 이날 60여명의 부상자가 후송됐으며 이중 일부는 이미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탈레반 관계자는 이번 폭발 공격으로 어린이와 외국인, 탈레반 대원을 포함해 13명 이상이 숨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테러 공격이 이슬람 극단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호라산(IS-K)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4일 주요 7개국(G7) 긴급 정상회의 당시, 일부 동맹국들이 철수 시한 연기를 요구하자 "IS-K가 카불 공항을 목표로 미군과 연합군을 공격하려고 하는 등 테러 위협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 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같은 위협을 감안해 시한 연장 없이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탈레반과도 사이가 좋지 않은 IS-K는 이번 테러 공격을 통해 카불에서의 대피 상황을 극도로 혼란으로 몰아넣어 서방 진영은 물론 탈레반에도 타격을 주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탈레반 관계자는 이날 터키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무고한 시민을 공격한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하면서도, 외국 군대 주둔이 테러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