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서울 양천구과 영등포구 등에서 어린이집 특별활동 강사로 일하는 진모(40)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에는 특별활동 수업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면서 '무기한 대기' 중이다. 생계에 어려움이 생긴 진씨는 배달 아르바이트부터 보험 영업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있다. 진씨는 "특별활동 강사들은 한 달 수업 후 후불로 강사비를 받기 때문에 거리두기로 수업이 제한되면 곧바로 수입이 0원이 되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되면서 유치원·어린이집에서 특별활동 수업을 하는 강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별활동 강사들은 2년 연속 사실상 수업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계에 다다랐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경기 화성시 유치원과 울산 어린이집 등에서 외부 강사를 통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당분간 특별활동 강사들의 고충도 이어질 전망이다.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3단계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부 강사만 어린이집 특별활동 수업을 할 수 있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외부 강사의 특별활동 수업이 금지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12일 오전 서울의 한 어린이집 앞으로 한 아동이 킥보드를 타며 지나가고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 확산으로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12일부터 25일까지 어린이집 휴원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서울시는 휴원을 하더라도 가정돌봄이 어려운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 등을 위해 긴급보육서비스를 제공한다. 단 어린이집 내 감염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가정에서 돌봄이 가능한 경우 긴급보육을 최소화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2021.07.12 kilroy023@newspim.com |
특별활동 강사들의 수업 제한은 이미 지난해부터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유치원·어린이집이 긴급돌봄교실 형태로 운영되면서 외부 강사의 특별활동 수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특별활동 강사 김모(34) 씨는 "강사들은 대부분 3월부터 계약하는데 그 기준으로 따지면 지난해는 11월 한 달만 일했다"며 "모아둔 돈으로 버티다가 올해부터는 개인 방문수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진씨 역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전체를 통틀어 총 30~45일 정도만 수업했다. 올해는 8월까지 총 240여일 가운데 80일 정도만 일했다. 진씨는 결국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진씨는 "수업이 언제 다시 시작할지 모르니 강사 대부분은 거의 그만뒀고, 나처럼 버티는 사람들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이다 보니 고정비용 때문에 택배나 배달 아르바이트뿐 아니라 보험을 판다든지 닥치는 대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활동 강사들은 긴급보육이나 긴급지원 등으로 보호를 받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교사들과 달리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보육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경우 긴급보육을 허용하고 긴급지원금을 주고 있다.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도 맞벌이 가정 등 가정보육이 힘들 경우 긴급보육을 통해 아이를 등원시킬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4단계 격상으로 정상운영이 어려운 민간·가정 어린이집에 7~8월 두 달간 17억4000만원을 긴급지원한다.
코로나19 단계별 어린이집 조치사항 표. [사진=보건복지부] 2021.08.31 heyjin6700@newspim.com |
이에 반해 특별활동은 금지돼있다. 최근 들어 4단계에서도 백신접종을 완료한 외부 강사에 한해 출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현장학습이나 외부활동은 여전히 제한돼있어 체육 등 특별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외부에서 강사를 불러오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많아 특별활동 재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 종로구 모 어린이집 원장은 "4단계에서는 외부 강사를 아예 출입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3단계로 내려간다 해도 학부모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세와 5세 자녀를 둔 이모(37) 씨는 "돌파감염 우려도 있는 데다 긴급보육 상태에서 어린이집을 보내는 건데 특별활동까지 하면 우려스러울 것 같다"며 "4단계인 현재 상황에서 특별활동을 재개하는 건 학부모 입장에서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에 특별활동 강사 김씨는 "중간중간 거리두기가 완화됐을 때 수업을 재개한 어린이집이 있었지만 중간에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중간에 일이 끊기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며 "이렇게 다시 시작하더라도 수업이 중단되면 그때부터 다시 강사료는 지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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