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강윤성(56)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강윤성은 "사형 선고도 각오돼 있으니 당장 구형해달라"고 말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합의12부(부장 박상구)는 14일 강도살인·공무집행방해·사기·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위반 등 7가지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윤성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서 강윤성은 검찰 공소장의 본인 행동을 모두 인정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그렇다"며 울먹였다. 고개를 푹 숙인 그는 재판부에 "어떤 명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살인을 한 것은 제 잘못이고 참회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9.07 pangbin@newspim.com |
다만 첫 번째 범행 당시 흉기를 사용했다는 혐의는 부인했다. 강윤성은 "정말 죽은 건지 몰라서 주사기 찌르듯 건드려봤다"며 "기절하는 척하는 건지 확인하려고 했을 뿐 살해할 의도로 흉기를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성폭행 2번을 포함해 모두 14차례 범죄를 저질렀던 강윤성은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복역하다 전자발찌 부착명령 5년을 받고 지난 5월 6일 천안교도소에서 가출소했다. 이후 그는 유흥비 등에 쓰기 위한 목적으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윤성은 전자발찌를 끊기 전인 지난 8월 26일 오후 9시 30분경 첫 번째 살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같은 달 29일 오전 3시경 두 번째 살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강윤성은 첫 번째 범행 이후인 27일 오후 5시 31분경 서울 송파구 신천동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다. 이후 29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를 찾아 자백했다.
그는 지난달 5일 서울 송파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을 당시 모포를 교체해 달라며 경찰관의 목을 조르는 등 소란을 피운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받는다.
강윤성은 지난 8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하실 말씀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라고 답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취재진을 향해 발길질을 하고 "사회가 X같아서 그런 거다. 피해자들한테는 죄송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강윤성의 반사회성 성격장애(사이코패스) 성향이 범죄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실시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에서 강윤성은 '30점 이상'의 점수를 기록하며 역대 범법자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앞서 강윤성은 첫 공판을 앞두고 지난달 추석 때 쓴 편지를 자신의 변호인에게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편지에 "사형 선고만이 유가족분들께 아주 조금이라도 진정 사죄드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어떠한 변호도 하지 마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더이상의 변론은 필요없다고 생각할 만큼 제 끔찍한 범행을 안다"며 "이 중죄인은 지금 괜찮아서 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지 못해 버티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강윤성의 두 번째 재판은 오는 11월 9일 오후 2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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