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권 등과 공모, 마스크 사업 명목 150억 횡령 혐의
"허위 계약서 알면서 이사회 의결…피해 회복 안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화장품 제조업체 스킨앤스킨 전직 대표이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2부(정총령 조은래 김용하 고법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화장품업체 스킨앤스킨 이모 회장의 동생이자 같은 회사 이사인 이모씨가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10.19 mironj19@newspim.com |
재판부는 마스크 납품 계약 당시 갑자기 대표이사로 선임돼 계약서가 허위임을 알지 못했고 친형인 이모 스킨앤스킨 회장, 유현권 고문 등과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는 이 씨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과 유현권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납품 계약이 허위이고 유현권이 위조된 계약서를 제시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했으면서도 이를 용인해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모의과정이 없어도 순차적 또는 암묵적인 의사결합이 이뤄지면 공모관계는 성립한다"며 "피고인은 이체확인증이 위조된 사실을 알았음에도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사회를 주재하고 대표이사로서 마스크 공급 계약을 체결해 선급금 150억원이 지급되게 하는 역할을 수행했고 결국 횡령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씨 측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가 없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피고인은 친형과 유현권 등의 범행에 가담해 주도적인 위치에 있지는 않았고 횡령한 금액을 직접 소비하지 않았다"면서도 "회사 자기자본의 40%에 해당하는 150억원이 외부로 유출됐고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은 관련 소송을 고려하면 사실상 피해회복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공범이 아니라고 변명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피해를 회복한 바도 없다"며 "피해 회사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합리적 재량을 벗어나 너무 무겁다고 볼 수는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 씨는 지난해 6월 이 회장, 유 고문 등과 함께 코스닥 상장사인 스킨앤스킨 자금 150억원을 마스크 구입에 사용하는 것처럼 속여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같은 해 6월 3일 이사회를 열고 마스크 사업을 위해 이피플러스에 15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안건을 올렸다. 그는 이사회에서 임원진들이 마스크 공급 대금 지급과 관련해 설명을 요구하자 다음날 다시 이사회를 열고 이피플러스 계좌로 145억원을 이체했다는 허위 이체확인증을 제출해 안건이 가결되게 했다.
검찰은 해당 선급금이 이피플러스에 지급됐다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이 관리하는 계좌로 이체돼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을 막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피플러스는 옵티머스 이사인 윤석호 변호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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