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국가기록원 방문...신부 일기도 낭독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3일(현지시각) 헝가리 국가기록원을 방문해 한반도 동쪽 바다를 '소(小)동해'로 명시한 고(古)지도를 전달받았다.
4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지도는 1730년 유럽에서 제작됐으며 조선의 국호를 'CAOLI KUO, COREA, CHAO SIEN'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는 18세기 유럽에서도 한반도 동쪽 바다를 동해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울=뉴스핌]헝가리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일 오전(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 부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2021.11.04 photo@newspim.com |
특히 해당 고지도는 1739년판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데, 헝가리가 소장해 온 지도는 1730년판으로 희귀한 조기본이라고 양측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밝혔다.
이날 방문에서는 양국 국가기록원 간 기록관리 업무협약식 및 양측 기록물 복제복원 과정 시연 소개에 이어 100여년 전 헝가리 신부가 직접 보고들은 조선에 대해 쓴 글을 낭독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이날 양국 국가기록원장은 헝가리 신부 '버이 삐떼르(Vay Péter)'가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며 당시 시대 상황과 자신의 느낌을 적은 일기(1902년) 및 저서(1918년) 중 일부를 각각 낭독했다.
버이 삐떼르 신부는 1902년 고종 황제를 알현한 최초의 헝가리인으로, 1902년부터 조선을 드나들며 궁궐 모습과 조선의 문화, 민초들의 생활, 조선에 대한 일본의 커지는 영향력 등을 우려하는 내용을 기록으로 남겼다.
김 여사는 내용 일부를 낭독한 뒤 "100년 후의 한국 국민들께 보내는 편지 같은 글"이라며 "격동의 시기에 그 어떤 무력과 가혹함에도 결코 무너지지 않고 더욱 강하게 저항하는 조선인들의 고귀한 자존심이 기록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록보존 기술과 인적 교류를 통해 한국과 헝가리 양국의 국가기록원이 동서양 기록의 보고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오늘의 기록이 100년 후 두 나라의 후손들에게 뜻깊은 역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국 국가기록원은 각각 기록물 복제 복원 과정 기술도 시연 소개했다. 한국 측은 '조선왕조실록', '세종장헌대왕실록'을 전통 방식으로 복제, 능화문을 재현한 표지 제책으로, 우리나라의 기록보존 기술과 한지의 우수성을 알렸으며 김 여사는 이 복제본을 헝가리에 선물로 전달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