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개 IDC·점유율 40%의 국내 최대 IDC 사업자
냉수식 프리쿨링·AI 냉방제어 등 에너지 절감 노력도
[편집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산업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에게는 분명한 위기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펼쳐진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기업들은 어려울 때마다 기적을 일으켜왔습니다. 영토는 좁고 자원은 빈약한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최고가 되겠다는 기업들의 열정과 열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다시 기회의 문 앞에 선 우리 기업들.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뼛속 깊이 새겨진 '1등 DNA' 사례를 연재하며 이들의 새로운 도약을 응원합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기업이 디지털전환(DT)을 강화하면서 데이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시장전망이 밝습니다. KT는 시장점유율 40%가 넘는 시장 1위 사업자로서 기업의 수요에 대응하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IDC 투자를 지속하겠습니다."
이달 초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IDC 시장전망에 대해 직접 답하던 김영진 KT 재무실장(전무)는 향후 KT의 IDC사업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변치않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KT의 IDC사업은 올 3분기 1년만에 34%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사 영업이익을 선두에서 끌어올렸다. 최근 IDC 수요가 늘어나면서 함께 증가한 사업기회에 대응하기 위해 KT는 설계·구축·운영까지 일괄 제공하는 DBO(Design Build Operation) 사업모델을 강화해 시장지배력을 높일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KT 직원들이 KT 목동IDC2센터에 적용된 'AI IDC 오퍼레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KT] nanana@newspim.com |
◆IDC사업 가능성 본 KT…22년전 혜화국사에서 시작
통신사 KT에서 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이 시작된 건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1999년이다. 당시 KT는 초고속 인터넷 사업에 진출하면서 필수 인프라로 서버 운영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을 예측하고 서울 종로구 혜화국사에 처음 데이터센터를 오픈했다. 곧이어 포털, 웹메일 등 인터넷 서비스가 유례없는 속도로 팽창하면서 2001년 KT는 벤처기업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근처인 경기도 성남시에 데이터센터 전용건물로 분당 IDC를 준공하고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산업별 특징에 맞춘 IDC 서비스 제공에도 나섰다. 지난 2007년 온라인 게임 시장이 본격 성장하면서 KT는 테헤란로 중심에 강남IDC를 열고 게임사에 특화된 IDC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는 일반 기업의 데이터센터 운영대행을 위해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서울 양천구 목동IDC 1센터를 개관했는데 이는 데이터센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4년 이후로는 금융투자사의 스마트 금융 도입에 발맞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IDC,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를 수용하는 서울 양천구 목동IDC 2센터를 각각 열었고 지난해에는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등 이른바 4차산업 기반의 신규 비즈니스에 특화된 서울 용산IDC까지 완공하면서 전국 14개의 IDC를 보유한 국내 최대 IDC 사업자가 됐다.
◆용산IDC는 최신 기술 집합체…트래픽 급증해도 'OK'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KT 용산IDC [사진=KT] nanana@newspim.com |
특히 용산IDC는 국내에서 처음 단일회선으로 100Gbps 속도 제공이 가능하다. 'DX'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빠른 네트워크 속도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9월에는 수도권 6개 IDC(용산, 목동1·2, 강남, 분당, 여의도)를 연결하는 '원(One) IDC' 인터넷 백본망에 테라급 네트워크를 증설했다. 이는 기존 IDC 백본망 용량 대비 10배 늘어난 수치다. '원 IDC'는 수도권에 위치한 KT IDC를 연결해 하나의 거대 IDC 형태로 연동하는 기술인데 여러 개의 IDC를 묶어 하나의 IDC로 제공하는 것은 KT 원 IDC가 국내에서 처음이다.
테라급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수도권에서 KT의 IDC를 이용하는 기업은 급격하게 트래픽이 늘어나더라도 인터넷 접속망을 100기가 단위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원 IDC는 하나의 IDC에서 갑작스럽게 대용량 트래픽이 발생해도 인접 IDC를 경유해 백본망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차질없이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IDC는 온난화의 주범?...'오명' 극복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KT가 IDC에 적용한 프리쿨링 시스템 [자료=KT] 2021.11.19 nanana@newspim.com |
최근 사회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전세계에서 IDC가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지적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IDC가 서버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방출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IDC 사업의 선두주자인 KT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력에도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개관한 'KT DX IDC 용산'은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냉방비를 대폭 개선했다. 냉수식 항온기, 냉수식 프리쿨링과 더불어 냉각팬, 인버터 방식의 고효율 설비를 갖춰 냉방용 전력비를 기존 대비 20% 이상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연간 2만6000톤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데 이는 연간 385만 그루의 나무를 아낄 수 있는 수치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IDC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심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용산IDC에 적용된 냉수식 프리쿨링 시스템은 연간 8개월에 해당하는 동절기나 간절기의 찬공기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데이터센터 옥상 냉각탑의 찬물이 각 서버실의 항온기로 유입돼 더운 공기를 찬 공기로 바꾸어 송풍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별도 냉방장치를 가동하지 않아도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기술을 적용해 서버실 내 냉방시설들을 제어하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공기, 온도, 습도를 AI가 분석해 분석된 데이터 값에 의해 자동으로 시설들을 제어한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