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소위 통과, 본회의만 남아
원리금보장상품 포함, 수익률 높아질 듯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를 통과하면서 증권사로 향하는 퇴직연금 '머니무브'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2일 국회에 따르면 환경노동위원회는 전날 고용노동법안소위원회를 열고 디폴트옵션 도입을 주 내용으로 하는 근퇴법 개정안 통과에 여야가 합의했다. 개정안이 이달 중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본격적으로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 개정안에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핌 DB] |
당초 여야는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상품 포함 여부를 두고 각을 세웠다. 결국 여야가 한발 물러서면서 디폴트옵션에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을 넣기로 하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DC형 가입자가 별다른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았을 때 사전약정된 적격투자 상품에 자동으로 투자하는 제도다. 투자수익률을 보다 높여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미 영국, 미국, 호주를 비롯해 일본도 최근에 시행했다. 연금 선진국들은 디폴트 옵션을 통해 연평균 7% 정도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DC퇴직연금 적립금이 57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그 중 80%가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되는 실정이다. 최근 10년간 4대 주요 연금(국민연금, 사학연금 등)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2.81%로 가장 낮다. 물가상승률과 퇴직연금제도의 유지수수료를 고려할때 사실상 0%대에 가까운 수익률이다. 디폴트 옵션이 도입될 경우 수익률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적격투자상품으론 위험자산비중을 조정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나 혼합형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부동산인프라펀드, 원리금보장상품 등이 있다.
대부분의 DC형 가입자들은 이가운데 TDF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TDF는 ETF 투자가 가능해 상품 수요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TDF는 가입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알아서 자산배분을 하고 비중을 조절해 운용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TDF 순자산규모는 올해 6월 5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통과로 향후 퇴직연금 자금이 여러 상품으로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리금보장상품도 포함돼 다소 아쉽지만 가입자 입장에선 퇴직연금 수익률이 예전보다는 더 높아질 기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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