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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인사이드] 이재명·윤석열, 변수는...서초동 리스크 작아지며 '실언 관리' 떠올라

기사입력 : 2021년12월10일 06:01

최종수정 : 2021년12월10일 06:08

검찰 수사 장기화에 '사법 리스크' 영향 미미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대선이 9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당 대선 후보들이 본격적인 정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를 재정비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우여곡절 끝에 선대위를 출범하면서 여야 모두 외연 확대에 분주한 모습이다.

당초 정치권에선 "내년 대선은 서초동이 결정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후보의 '서초동 사법 리스크'가 대선 정국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뚜렷한 진전 없이 장기화되면서 내년 3월 9일까지 누군가가 기소되는 등 정국을 뒤흔들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극명한 수사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국민이 그 결과를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특검을 요구하는 여론이 60%가 넘는 것 자체가 검찰 수사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전제가 깔리기 때문이다.

이같이 '사법 리스크'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서초동이 좌우하는 대선판이 저문 자리엔 후보들의 '실언 리스크'가 최대 변수로 작용하지 않겠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기념식과 관련한 안내책자를 전해주고 있다. 2021.12.09 photo@newspim.com

최근 선거 유세에서 매번 즉석 연설을 하고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는 등 '달변 전략'을 앞세우고 있는 이 후보는 발언이 많아지는 만큼 실언도 잦아지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되자 나흘이 지난 7일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번복해 논란을 키웠다. 

같은날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에선 부동산 정책 기조에 대해 "공급을 충분히 늘리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서울대 강연에서는 "토지에 관한 부담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상충되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달변가인 이 후보가 정치 화법에 미숙한 윤 후보와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전략으로 '다변 전략'을 사용하다 보니 그만큼 공격의 빌미를 쉽게 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 입문 초반 잇단 설화로 곤욕을 치른 윤 후보는 발언을 최대한 아끼며 정제된 표현을 구사하고 있지만 '반노동 발언' 등 정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논란에 오르내렸다.

윤 후보는 지난 11월 30일 시장주의를 강조하면서 주52시간제나 최저임금까지 노사가 선택할 여지를 줘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해 뭇매를 맞았다. 그는 충북 청주시에 소재한 강소기업 클레버를 방문한 자리에서 '무조건 주 52시간을 해버리니 창의적인 일을 하는 직군에서는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다'는 기업인들의 토로에 "비현실적인 제도는 다 철폐하겠다"고 말해 '반노동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윤 후보는 하루만인 지난 1일 한층 톤을 낮춰 완전히 철폐하자는 게 아니라 유연하게 적용하자는 뜻이었다고 해명하며 논란 진화에 부심했다. 2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최저임금제는 중요하지만 자영업자들과 영세기업들은 지나치게 급격한 인상을 감당할 수 없었다"며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올리되 고용주와 근로자가 모두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입당 직후 "부정식품마저 선택할 자유를 줘야 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던 발언들처럼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같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설명한 발언들이 문제가 되자 윤 후보는 미리 준비된 일정과 관련 없는 주제에 대해한 발언을 삼가하고 정제된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거를 90일 앞두고 드러날 건 거의 드러난 상황에서 남은 건 두 후보의 이미지 싸움"이라며 "정책 대결도 결국 큰 틀에서 '시장친화적인가 아닌가'의 차이로 유권자에게 각인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을 빙자한 후보들의 이미지 강화를 위한 슬로건 대결이 핵심인데 결국 90일 동안 누가 더 실수를 안 하냐느의 차이"라고 덧붙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사법 리스크는 이미 여론에 반영이 된 상황"이라며 "중도층이 이 후보에게 잘 움직이지 않는 상황 자체가 대장동 의혹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새로운 의혹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 이슈들은 지금 이상으로 여론을 움직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코로나19, 후보 단일화 등을 대선 변수로 꼽기도 하지만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사안은 아니다"라며 "결국 이미지 싸움인데 90일 동안 누가 큰 실수 없이 이슈를 끌고 가는가에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을 90일 앞둔 9일부터는 대선 후보와 관련된 출판기념회가 금지되고 의정활동 보고가 제한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자의 방송 출연은 선거법에 따른 보도와 토론 등으로 제한되며 정당과 후보자의 이름을 드러내는 저술·연극·영화·사진 등 작품도 광고할 수 없다. 

jool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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