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수시 합격자 발표 16일→18일 연기
법원, 전원 정답 처리 결정시 표준점수 1~2점 하락 예상
생명과학Ⅱ 1문제, 1~2등급 결정할 듯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문항 오류 관련 소송 여파로 초유의 '빈칸' 성적표를 발부한 교육부가 결국 대학입시 일정을 일부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수시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기간이 줄어들어 정시모집 선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 결과에 따라 '추가 소송'도 가능해 후속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일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수능 성적표를 살펴보고 있다. 2021.12.10 mironj19@newspim.com |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가 오는 16일에서 18일로 연기됐다. 법원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문항 오류 여부에 대한 판단을 오는 17일에 하겠다고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연기되면서 최초 합격자 등록 기간도 오는 17일~20일에서 18일~21일로 하루 늦춰졌다. 미등록 충원 기간은 21일~27일에서 22일~28로 늦춰졌고, 추가합격자 등록 마감일은 28일에서 29일로 변경됐다. 결과적으로 1~2일 가량 일정이 늦춰진 셈이다.
수시 일정이 미뤄지면서 합격자 파악과 추가 등록 등을 거쳐 정시인원을 확정해야 하는 대학만 바쁜 일정을 소화할 수 밖에 없게 됐다.
핵심은 오는 17일 법원의 선고 이후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결과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있다. 일단 교육부는 '판결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원론적 태도를 보였지만, 항소 여부에 따라 향후 입시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법원이 생명과학Ⅱ 문항에 대해 전원 정답 처리를 하라는 결론을 내려도 파장은 적지 않다. 애초 해당 문항을 맞춘 수험생들이 '제2차 소송전'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 정답처리 시 표준점수는 1~2점가량 내려갈 것이라는 것이 입시업계의 전망이다. 이 경우 해당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의 성적은 1.5점 가량 상승하게 되는데 생명과학Ⅱ의 1등급과 2등급 표준점수가 각각 65점과 63점이다. 1문제로 등급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탐구영역의 평균 1~2등급 표준점수 차이는 3점 이상이지만, 생명과학Ⅱ는 상황이 다르다.
상황은 다르지만 복수정답 논란은 2003년 11월 실시된 2004학년도 수능 언어영역 17번 문항에서도 발생했다. 당시에는 성적 발표를 앞두고 결정된 일이었기 때문에 큰 혼란 없이 마무리 됐지만, 올해 수능에서는 평가원이 '문제없다'는 태도로 일관해 논란이 되고 있다.
평가원이 항소를 포기해도 문제가 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평가원은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 타당성이 유지된다"며 해당 문항에 '이상 없음' 결론을 내렸다. 법원 판결로 의해 기존에 내린 결론 조차 평가원 스스로 번복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셈이다.
이번 재판에서 학생들을 대리한 김정선 변호사도 "이 문제가 오류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궤변으로 엉터리 문제를 내고도 책임지지 않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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