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 부실조치 및 이동 경로 파악…탈북민 가능성도
軍 전비태세검열실, 경위 조사결과 이르면 내일 발표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군 당국과 경찰이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강원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철책 월북' 사건과 관련해 월북자 신원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월북자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준락 합동참보분부 공보실장은 3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미상 인원(월북자) 관련해서는 현재 관계기관과 공조하여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속초=뉴스핌] 이형섭 기자 = 속초해양경찰서는 27일 군경 합동 해안취약지 점검을 가졌다. 이날 속초해경은 육군 22사단 5790부대 우다슬 가진대대장 등 8명과 속초해양경찰서 경비정에 승선해 동해안 접적 해역인 강원 거진항을 출항, 속초항까지 해안 취약지를 점검했다. 2021.10.27 onemoregive@newspim.com |
군은 월북 발생 이후 22사단을 비롯한 부대 병력을 확인한 결과 인원에 변동이 없는 점 등을 기초로 월북자가 민간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당국은 월북자 신원에 대해 현재까지 남성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탈북민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변 보호를 받는 탈북민 중 연락이 두절된 인원이 있는지를 추적 중이며, 부대 밖 CCTV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방부는 월북자 신변 보호 차원에서 전날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통지문을 발송했으나, 현재까지 북한은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북한의 답변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실장도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으며, 추가로 설명해 드릴 만한 사안은 없다"고 전했다.
군은 현재 초동 부실조치 여부와 월북자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등 17명을 현장에 급파해 조사 중이다. 결과는 이르면 오는 4일 나올 예정이다.
앞서 합참 관계자는 "지난 1일 오후 9시 20분쯤 동부전선 이남 군사분계선(MDL)에서 신원 불상 인원이 감시장비로 식별돼 작전병력을 투입해 DMZ 작전을 펼쳤다"며 "그러나 이 인원은 오후 10시 40분쯤 월북한 사실이 나중에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과학화 광망 경보장비는 통상적으로 작동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에도 월북 장면이 포착됐다"며 "그러나 감시병이 월북 당시에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북 인원과 관련해 우리 국민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오늘 아침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통지문을 발송했다"며 "북한군 특이동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월북자가 철책을 넘은 뒤 신병확보 작전에 돌입하기까지 약 3시간 동안 몰랐고, 신병 확보에도 실패해 대북 감시망에 구멍에 뚫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사건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시킨 GP(감시초소) 인근에서 발생했다.
합참 관계자는 "(월북자가) 우리 GP 좌측에서 감시 장비에 포착됐다"며 "해당 GP는 (인원을 철수한 후) '보존GP'로 유지되고 있고, 그 GP에 CCTV를 보강했고, 그 인근 보급로 상에서 열상감시 장비로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월북사건이 발생한 22사단은 지난 2020년 11월 북한 남성이 철책을 넘어 귀순했을 당시 광망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드러났던 부대다.
이후 예산을 투입해 대대적 보강작업을 했지만, 이번엔 장비 정상 작동에도 월북자 신변확보에 실패하며 '최첨단 장비'와 무관하게 해당 부대의 경계작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 관계자도 "초동조치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확인했다면 하는 미흡한 부분은 있었다"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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