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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바로고도 '눈독'...임세령·상민 자매의 초록마을, 누구 품에

기사입력 : 2022년02월23일 07:30

최종수정 : 2022년02월23일 07:30

컬리·바로고·정육각 등 온라인 강자들이 인수 타진
몸값 1000억 안팎 거론...'오프라인 시너지'가 관건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대상그룹의 친환경 유기농식품 유통업체 '초록마을'을 둘러싼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초록마을이 M&A 시장 매물로 나오자 배달대행, 이커머스, 축산 유통 스타트업 등 급격히 성장한 유통업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한 때 웰빙 열풍을 주도했지만 온라인 전환 등이 늦어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던 초록마을이 대상그룹 품을 떠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마트에브리데이·컬리·바로고·정육각...달아오르는 초록마을 인수전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브리데이, 컬리, 바로고, 정육각 등은 지난 16일까지 모집한 초록마을 경영권 매각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업체들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업체 간 눈치싸움도 가열되고 있다. 초록마을 매각 주관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맡고 있다.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들과 협상 및 경쟁을 거쳐 조만간 본 계약 체결 절차 등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컬리, 바로고, 정육각, 이마트에브리데이 로고. 이미지=각사

현재까지는 '바로고'와 '컬리'가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바로고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주문 중개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음식점과 고객을 연결하는 배달대행 업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2019년 매출액 450억 원에 2020년 770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급격히 성장했다. 바로고는 초록마을의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 배달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신선식품 이커머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초록마을 인수 시 높은 시너지를 낼만한 기업으로 거론된다. 기존 신선식품 유통 사업이 초록마을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서다. 사업 구조상 온라인 부분에 쏠려있는 마켓컬리가 초록마을을 인수하면 부족한 오프라인 부문을 한 번에 보강할 수 있다. 또한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실탄 확보를 마친데다 '몸집 키우기'면에서 오프라인 사업 진출이 비교적 유리하다는 점도 높게 평가된다. 

신세계 계열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축산물 유통 스타트업인 '정육각'의 도전에도 눈길이 쏠린다. 체인형 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전국 24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400개 매장을 가진 초록마을을 품는 방식으로의 외형확장을 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만 기존 사업과 유사해 시너지 효과가 비교적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축산물 유통 플랫폼인 정육각은 2016년 설립돼 연매출 400억 규모로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특히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록마을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초록마을을 인수하면 기존 온라인·축산물 중심의 사업에서 오프라인·신선식품 분야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된다.

◆몸값 1000억 안팎...'비싸다'vs'싸다' 줄다리기도  

초록마을의 예상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초록마을의 최근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다소 비싼 가격이라는 평이 적지 않다. 다만 초반 대상그룹이 제시한 매각 희망가 2000억원대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만큼 더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록마을의 지분 절반 이상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30.17%)과 차녀 임상민 대상홀딩스 전무(20.31%)가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49.1%는 대상홀딩스가 가지고 있다. 오너 3세의 보유분이 높은 만큼 향후 승계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9.07 romeok@newspim.com

1세대 친환경 유기농 브랜드인 초록마을은 1999년 한겨레 자회사로 설립된 이후 2010년 대상그룹이 인수해 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현재 전국 400여개 매장과 온라인 매장에서 친환경 유기농 제품 1500여가지를 판매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2000년대 웰빙 열풍을 주도하면서 유망한 신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 2016년 매출액 2304억원, 영업이익 4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영업손실 -43억, -49억을 기록했으며 2020년에는 영업손실 -33억을 냈다.

특히 온라인 전환이 다소 늦어진 점이 마켓컬리, 쓱닷컴 등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에 밀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초록마을의 직영점과 가맹점 등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전체 매출의 90.2%를 차지한다. 반면 온라인 사업 비중은 7.8%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가치평가로 보면 초록마을 매각가 1000억은 적지 않은 금액이나 예상보다 많은 기업들이 참여해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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