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며 글로벌 금융 시장도 패닉에 빠졌다.
간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각 1~2%대 일제히 하락마감하고 유럽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등 증시 전반이 휘청이는 가운데, 안전 선호가 강화되며 미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과 금값은 상승했다.
주요 원유 수출국 중 하나인 러시아에서의 공급 우려가 불거지며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간밤 한때 배럴당 99달러를 넘어서며 100달러에 육박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장중 배럴당 96달러까지 치솟았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가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설 경우 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전면 충돌이 발생하고 서방 세계가 러시아에 징벌적 제재를 가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종가에서 6%, 나스닥은 10%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2일 종가(1만3381포인트)기준으로는 나스닥 지수가 8.8%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또 최악의 시나리오 상에서 골드만의 애널리스트들은 WTI 가격이 13% 급등하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7bp(1bp=0.01%포인트)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 JP모간 "연준 긴축이 여전히 주요 리스크...유가가 관건"
또 다른 월가 IB인 JP모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 고조가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강화를 예고한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시장의 투심과 경제 성장 전망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JP모간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하스가 이끄는 분석팀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긴축적 통화정책이 여전히 증시의 주요한 리스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기업들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직접적인 노출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JP모간의 추산에 따르면 소형주 위주의 러셀1000 상장 기업들의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익스포져는 0.6% 수준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익스포져는 0.1%에 불과하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우크라 위기의 가장 큰 리스크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