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대출금리로 전세 계약 줄고 월세 늘어나
청약 대기수요 사전 청약 위해 전세서 월세로 눈길 돌려
높아진 수요에 지난달 월셋값 1.2% 상승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최근 4년 간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월세 거래량은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세자금 대출 이자율이 5%를 돌파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세로 눈길을 돌리는 세입자들이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7월 입대차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시점에 집주인들이 최근 2년간 반영하지 못한 전셋값 인상을 예고하고, 정부가 2024년까지 공공 6만 4000가구와 민간 10만7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청약 대기자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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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 출범 이후 전세 거래량 급감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0만 8633건으로 201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전세 거래량이 급감했다.
반면 월세 거래량은 급증했다. 지난해 월세를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총 7만 1079건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세를 제외한 월세·준월세·준전세 거래량은 2년 연속 최다치를 경신했다. 지난 2018년 4만8268건이었던 월세 거래량은 2019년 5만 1026건으로 오른 뒤 2020년 6만 783건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7만건대로 오르면서 다시 최고 기록을 썼다.
월세 낀 거래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월세가 낀 거래의 임대차 계약 비중은 37.4%로 2019년 28.1%, 2020년 31.1%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금천구가 지난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월세 비중(56.1%)이 전세 비중(43.9%)보다 높았다. 이외 ▲종로구(43.8%) ▲중구(43.5%) ▲강동구(42.5%) ▲강남구(41.6%) ▲마포구(40.9%) 순으로 월세 낀 계약의 비중이 높았다.
반전세 거래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반전세 거래는 총 3만 3086건으로 201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3만건을 돌파했다. 전년(2만 5821건) 대비 28.1%, 2년 전(1만9558건)에 비해서는 69.2% 급증했다. 전체 전·월세 거래에서 준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0.8%에서 지난해 17.4%로 높아졌다.
◆ 치솟는 대출 이자에 월세로 눈길 돌린 세입자
전세 거래 비중은 감소하고 월세값은 오르고 있다. 지난해 전세 거래량은 10만 8633건으로 2020년 (13만 4528건)보다 23.83% 감소했다.
반면 물량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5일 기준 서울 지역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4만 7229건으로 1월 1일(4만 5198건)보다 4.30%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용산구의 전세물량이 늘어났다. 지난달 1일 아파트 전세 매물은 804건에서 한 달 새 14.44% 늘어난 866건으로 늘어났다. 뒤를 이어 ▲종로구(8.74%) ▲금천구(7.77%) ▲구로구(7.38%) ▲서초구(3.70%) 등으로 나타났다.
용산구 신계동 '용산e-편한세상' 인근 R공인중개 사무소 관계자는 "주변 단지의 전세 매물을 늘어나고 있지만 계약을 맺으려는 세입자들이 줄어들었다"며 "정부의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전세를 찾는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한 반면 월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증가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올해 1월 서울 지역의 준월세와 준전세의 가격 상승폭은 0.1%포인트(p), 0.2%p 상승한 0.8%, 1.2%로 집계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상승한 전셋값에 대한 부담감과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전세수요가 월세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 2~3%대에 머물던 전세대출이자는 올 들어 3%대 후반에서 4%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인상되면 5%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전세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워지자, 수억의 대출을 받느니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내는 반전세로 전환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 전환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월세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말 개정 임대차법 시행 2년을 지나면서 월세 전환 비중이 늘며 임대료 인상이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월세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세금 부담 증가, 대출금리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월세의 비중 증가와 가격 상승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