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내년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2.8%로 제시하고 최소 10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미국 채권시장은 이 같은 연준의 계획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간밤 미 국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1년물과 2년물이 특히 큰 낙폭을 보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현지시간)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2.8bp(1bp=0.01%포인트) 하락한 1.9410%로 집계됐다. 직전일 2년물 금리가 2019년 1.956%로 약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서 빠르게 후퇴했다.
통상 단기물 금리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25bp의 금리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단기물 금리가 하락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 마켓워치는 경제나 고용 시장에 타격없이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계획대로 단행하기 힘들 거라는 회의론이 채권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간밤 한때 2년물과 10년물 국채금리 간의 스프레드는 19bp까지 하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저로 축소됐다가 현재는 24bp 근방으로 반등했다.
3월 말에만 해도 150bp를 웃도는 수준까지 벌어졌으나 점점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어 트레이더들은 스프레드가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지는지 주시하고 있다. 금리 스프레드가 더 축소돼 역전될 경우 경기침체의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채 2-10년물 금리 격차, 자료=CNBC] 2022.03.18 koinwon@newspim.com |
소시에테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 금리 전략 헤드는 마켓워치에 "분명히 시장은 연준의 '경제전망 요약'에 제시된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금리를 7차례, 내년에는 3~4차례 인상할 거라는 연준의 전망은 연착륙을 의도한 것인데, 이 같은 매파적 움직임이 고용에 아무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연준의 생각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급격한 성장 둔화와 실업률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도이체 방크의 짐레이드 전략가도 비슷한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연준이 첫 금리 인상에 나서고 평균 3년 안에 미 경제가 침체에 빠졌으며, 단 한 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히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가 역전되고 37개월 이내에 경기가 침체에 빠져들어 결국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톰 포르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7차례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는 연준이 계획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경제 성장률 둔화 리스크가 공존한다는 시장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 당국자들은 2023년 말에 연준의 기준금리가 2.8%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가 이 수준까지 오르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연준 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올해에는 2.8% 성장하고 내년 말에는 2.2%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의 실업률이 대체로 변함없을 것(올해와 내년 3.5%, 2024년 3.6%)이며 인플레이션은 내년 초에는 3%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베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연착륙을 달성할 것이라는 데 회의적이다"이라며 이 같은 연준의 전망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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