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빅5 줄줄이 인하 후 중소형사 첫 동참
車보험 적자 중소형사, 점유율 방어 고심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한화손해보험이 오는 5월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1.2% 가량 인하한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일제히 자동차 보험료를 내린 가운데 중소형사 중에선 처음으로 인하에 나섰다. 가격 경쟁이 중소형사로 확대되면서 다른 보험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점유율을 방어하려면 보험료를 낮춰야 하지만 그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오는 5월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1.2% 가량 인하할 계획이다. 보험료 인하를 위해 지난달 말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받은 결과 이 같이 가닥을 잡았다.
[CI=한화손해보험] 최유리 기자 = 2022.02.23 yrchoi@newspim.com |
한화손보가 보험료를 인하한 것은 손해율이 줄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9년 98.0%에서 2020년 90.4%, 2021년 83.7%까지 낮아졌다.
2020~2021년 금융당국 경영관리 대상에 들어가면서 보험료 인상, 보험 인수심사(언더라이팅) 강화 등으로 손해율을 관리했고 코로나19 반사 효과도 더해졌다. 손해율이 낮아졌지만 점유율도 줄면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줄곧 지켰던 5위 자리를 지난해 메리츠화재에 빼앗겼다.
대형사들이 줄줄이 보험료를 낮추면서 인하 압력은 더 커졌다. 삼성화재가 1.2% 인하한 것을 시작으로 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도 내달 보험료를 1.2%~1.4% 내리기로 했다.
한화손보가 인하에 동참하면서 다른 중소형사들의 눈치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적자를 면하려면 보험료를 올려야 하지만 가격 경쟁이 번지면서 이러지도 저러리도 못하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중소형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 MG손해보험의 손해율이 100.5%로 가장 높고, 롯데손해보험 87.3%, 흥국화재 88.7%, 하나손해보험 86.6% 등을 나타냈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80% 안팎으로 이를 넘길 경우 적자로 이어진다.
이들이 보험료 조정에 선뜻 나서지 못하면서 대형사 쏠림 현상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현재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상위 4개사 점유율은 85%에 달한다.
중소형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을 고려하면 인하 여력이 없지만 그렇다고 인상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한화손보가 인하에 나서면서 다른 곳들도 더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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