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킹아더'가 아더 왕의 전설을 토대로 역동적인 음악과 무대, 서사가 어우러진 작품을 선보인다.
현재 '킹아더'가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 2019년 초연 이후 3년 만에 올린 재연에서는 화려한 조명과 군무, 중독성 강한 넘버, 배우들의 열연이 만나 강렬하기 그지없는 무대가 완성됐다.
[사진=알앤디웍스] |
◆ 묘하게 중독적인 음악과 강렬한 에너지…뉴캐스트 활약 빛나
'킹아더'는 고대 영국의 아더왕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프랑스 뮤지컬이다. 브리튼의 영웅이자 기사인 멜레아강(김진욱)조차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를 뽑는 데 실패한 가운데 평범한 아더(이충주)가 검을 뽑게 되고 왕위에 오른다. 귀족 자제인 귀네비어(이지연)과 사랑에 빠진 아더는 브리튼을 평화롭게 다스리려 하지만 아버지가 다른 누이 모르간(홍륜희)의 계략으로 위기에 봉착한다. 그 사이 귀네비어는 아더의 충신 랜슬럿(노윤)과 사랑에 빠지며 비극을 예고한다.
지난 시즌 멜레아강을 맡았던 이충주는 이번에 주인공 아더로 새로운 변신을 했다. 천진난만하던 목동 시절부터 귀네비어와 로맨스, 왕국의 위기, 모르간과 갈등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겪으며 점차 왕이자 완성된 인격체로서 성장한다. 이충주는 고음이 난무하는 고난도의 넘버를 훌륭하게 소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후반부 모든 것을 잃고 눈물을 쏟는 장면에선 아더의 극심한 고통에 모두가 쉽게 동화된다.
[사진=알앤디웍스] |
홍륜희가 연기한 모르간은 아더를 향해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행복마저 버리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의 깊은 한으로 흑마법에 통달한 그는 결말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폭주한다. 한편으로 회한을 느끼는 듯한 모르간의 복잡한 심경을 홍륜희는 효과적으로 표현해낸다. 랜슬럿 역의 노윤은 믿음직한 순정파로 귀네비어와 객석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다.
◆ 진정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환상적인 앙상블에 박수를
'킹아더' 초연 이후 뮤지컬 '엑스칼리버'도 국내에서 흥행하면서 아더왕 신화는 공연팬들에게 익숙한 소재가 됐다. 아더와 모르간의 관계와 사건의 전후 관계 등 디테일을 달리 설정하면서 같은 듯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프랑스 원작 뮤지컬의 역동적인 에너지, 화려한 군무 등 '킹아더'만의 장점을 살린 무대가 흥미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진=알앤디웍스] |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대목도 있지만, 아더왕 신화는 전 세계에서 오래도록 회자되고 사랑받은 보편적이고 고전적인 이야기다. 벼랑 끝에서 눈물 흘리는 아더의 곁엔 아무도 남지 않았지만, 결국 스스로와 모두의 믿음이 그를 왕이자 완성된 인간으로서 굳게 세운다.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선택을 믿고 나아갈 수 있게끔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작품이다. 오는 6월 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