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신용대출 한달새 3.8%→4.9% 급등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6% 넘어, 약 11년만
美 통화 긴축‧추경 편성→국고채 금리 상승
"2분기 기준금리 인상 예고, 이자 부담 우려"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국고채 금리가 급격하게 튀어오르면서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은행의 대출 금리도 오름세다. 머지않아 '신용등급 1등급'의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가 5% 목전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날 신용등급 1등급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3.75~4.41%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1등급 신용대출 상단 금리는 4.86%고 신한은행 4.29%, 하나은행 4.234%, 우리은행 4.56%, 농협은행 4.11%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5대 은행의 지난달 1~2등급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3.83%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1%포인트(p) 가까이 오른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6%를 넘어서면서 곧 7%까지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5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구간은 연 4.00~6.01%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5%대에 들어선 지 다섯 달 만에 6%대로 올라선 것으로, 6%대 주담대 금리가 돌아온 건 약 11년만이다.
이처럼 은행 대출 금리가 급격히 오른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5월 0.5%p의 '빅스텝'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미국의 국고채 금리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시장에서도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이에 지난 28일 국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031%로 8년 만에 3%를 돌파했다. 2014년 9월 17일(3.034%) 이후 최고치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도 8년 만에 최고치인 3.229%로 올랐다. 다만 이날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소폭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0조원 규모의 추경 재원을 마련하려면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해 채권 금리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석 달 째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최근 은행들은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나섰다. 전세자금 대출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신용대출상품 통장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도 원상복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보다 은행에서 대출 받기가 한결 수월해졌지만 치솟는 금리로 인한 이자부담으로 실제 대출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에선 2분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어 대출 금리도 당분간 더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 가계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가계 빚을 더 늘리는 것이 아닐지 다각도에서 면밀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