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임시주총 거쳐 상장 폐지 신청
학계 "상장 폐지, 기업·브랜드 가치 ↓"
2018년부터 이탈 점포 규모, 신규 점포 넘어서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매장 수 1위를 달리는 맘스터치를 떠나는 가맹주가 신규로 개점하는 점주 수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가맹점주들의 이탈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맘스터치가 상장 폐지를 본격화한 가운데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상장 폐지로 정기 공시 등 정보 공개 의무가 사라지면서 가맹점주들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전에도 맘스터치는 공시에서 공개된 회계자료를 놓고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빚었다.
맘스터치는 지난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진 상장 폐지안을 의결했다. 맘스터치는 상장 폐지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외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맘스터치는 맥도날드(지난해 상반기 기준·약 410곳)와 롯데리아(1333곳) 사이에서 햄버거 프랜차이즈 중 매장 수 1위(1338곳)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이 3009억을 넘는 등 호실적을 내는 상황에서 스스로 상장을 폐지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또 다른 경쟁사인 KFC의 같은 기간 매출은 2099억원에 그쳤다.
◆ 맘스터치 가맹주 이탈 규모, 신규 점포 증가세 넘어서
6일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이탈한 가맹주가 지난 3년간 꾸준히 늘었다. 탈퇴 가맹주 수는 2018년도부터 신규 점포개점 규모의 2배를 넘겼다.
2020년 명의변경·계약해지·종료 등으로 맘스터치를 떠나는 가맹점이 211곳으로 새로 여는 점포(103곳)보다 2배 이상 많다. 2019년도 마찬가지다. 신규 점포 수는 104곳이지만 맘스터치를 떠난 점포는 190곳이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2.04.05 aaa22@newspim.com |
맘스터치 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점포가 많았다"고 말했다.
가맹주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의 수요가 급감한 학교 주변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매출이 상승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본사와의 갈등으로 권리금 등이 떨어진 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맘스터치 가맹점주인 A씨는 "매장 권리금이 1억원 이상 떨어진 점주도 많다"며 "본사가 치킨 패티 등 원자재 공급가 수준을 높이면서 마진율도 낮아져 매장 운영을 중단하는 점주들이 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을 외부에 알리고 싶어 하지 않기에 상장을 폐지하고 공시 의무를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맘스터치는 오랜 기간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었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상반기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일방적인 원재료 가격 인상 등에 반발해 가맹점주협의회를 구성하려는 과정에서 갈등이 시작됐다. 같은 해 하반기엔 임원의 횡령도 공시되며 논란이 됐다.
이후 맘스터치가 가맹점주협의회를 구성한 상도역점장에게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물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맘스터치는 해당 건으로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 맘스터치 자진 상장 폐지...가맹주 갈등에 '정보 공시 의무' 회피 논란
맘스터치가 상장을 자진 폐지 선택에 대해 업계에서는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장을 폐지할 경우 금융감독원에 기업의 사업 성과와 재무 상황 등 각종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공시 의무'가 사라진다.
맘스터치는 공시에서 공개된 회계자료를 놓고 가맹점주들과 갈등이 빚은 전력이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공정위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내부분쟁조정위원회와 같은 별도의 소통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기존의 재무 정보를 계속 제공하는 등 홈페이지를 통해 IR정보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2.04.05 aaa22@newspim.com |
상장폐지에 대해 전국 맘스터치 가맹점주협의회는 "내부 정보가 투명하고 정확하게 공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맹점주 입장에선 불리한 결정"이라며 "임원 횡령 등도 공시를 통해 알게 된 것으로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 정보 공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비상장 기업으로 분류되면 대규모로 외부 투자금을 끌어오기도 힘들다. 이는 신사업을 유치하거나 R&D 연구 등 해당 기업의 발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연유로 경쟁사인 롯데리아는 지속적으로 상장을 준비해왔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스스로 상장을 철회하는 건 드문 사례로 상장 회사가 가졌던 대외적 신뢰도를 떨어뜨려 브랜드 가치도 훼손할 여지가 있다"며 "투자를 통한 프랜차이즈 사업 확대와 자본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