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관계자 "우크라 대사관 초기 연락"
"우크라 입국 차단‧여권 무효화 조치 주효"
군, 외교당국, 언론 협조로 해당 병사 설득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해병대 수사단은 25일 오전 "지난 3월 21일 해외로 군무 이탈한 A일병의 신병을 확보해 25일 귀국조치 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해병대 수사단은 "향후 군무이탈 경위 등에 대해 조사 후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병대 1사단(포항) 본부대대 소속인 현역 A일병(21)은 휴가 중인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참전하겠다며 폴란드로 출국했었다.
해병대 현역 일병이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의용군에 참전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출국했다가 한 달 여 만인 25일 귀국했다. 사진은 해병대 훈련 장면. [사진=해병대] |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 국경검문소에서 입국이 거부됐고, 우크라이나 측은 A일병을 폴란드 동남부 접경 도시에 있는 폴란드 측 국경검문소로 데려갔다.
A일병은 검문소를 무단 이탈 도주해 그동안 폴란드 난민촌에서 생활해왔으며 폴란드 정부에 난민 신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A일병이 한 달여 만에 무사하게 귀국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군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주 폴란드 한국대사관‧국방무관 등이 긴밀히 공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사건 초기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발 빠르게 연락을 취해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외교부‧국방부)이 국경에서 A일병 입국을 초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해병대는 3~4명의 수사관들을 현지에 파견해 A일병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 계속 설득했으며 결국은 A일병이 자수해 자진 귀국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A일병이 제3국으로 가지 못하도록 여권 무효화를 하는 과정에서 폴란드 정부에 신속하게 요청했다. 우리 군이 외교부 당국과의 적극 협력 속에 폴란드에 나가 있는 영사관‧국방무관이 긴밀히 공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당 병사가 심리적 압박을 받지 않도록 자극하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대응했다"고 밝혔다.
해병대 현역 일병이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의용군에 참전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출국했다가 한 달 여 만인 25일 귀국했다. 사진은 해병대 훈련 장면. [사진=해병대] |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군과 외교 당국, 가족과 지인, 언론까지 적극 협조하고 설득해 그나마 사고 없이 해당 병사가 안전하게 돌아온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당 병사가 언급한 내부 부조리 문제는 외부에 좀 부풀려서 알려진 측면이 있다"면서 "새로 간 부대에서는 부조리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귀국 과정에서 A일병은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태워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무 중인 현역 군인은 휴가 중 해외여행을 가려면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해당 병사는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고 출국했기 때문에 군무 이탈에 해당된다.
해병대 수사단은 25일 A일병을 인천국제공항 도착 직후 체포영장을 집행해 포항으로 압송했다.
여권이 말소된 A일병은 군형법상 제30조(군무이탈) 1항 3호에 따라 재판에 넘겨지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