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녹음파일' 재생…공무원 접대 언급도
檢 "김만배, 공무원 접대에 시의원 골프도 쳐줘"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돈도 많이 들고 지친다"라며 로비 정황을 언급한 대화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씨, 정영학 회계사, 남욱·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28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hwang@newspim.com |
이날 검찰은 2020년 7월 29일 정 회계사와 김씨 사이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재생했다.
파일에서 김씨는 "대장동은 막느라고 너무 지친다. 돈도 많이 들고 보이지 않게"라며 로비 정황과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에 정 회계사는 "고생하셨다. 형님 자리가 힘든 자리"라고 말한다.
김씨는 또 "나는 공무원들 접대해야지. 토요일, 일요일 골프도 해야지"라며 쉬는 날이 없다는 취지로 대화를 계속한다. 정 회계사는 김씨의 말에 재차 "고생하셨다"고 대응한다.
검찰은 이 대화에 대해 "김만배 피고인이 대장동은 돈도 많이 들었고 공무원 접대도 하고 평일에는 시의원 골프도 쳐줘야 한다는 등 로비와 관련해 말한 내용이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파일에는 김씨가 하나은행 이모 부장에게 50억원을 준다고 말하는 내용도 담겼으나 녹음 상태가 좋지 못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이 부장은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당시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검찰은 2020년 10월 26일 정 회계사와 김씨 간 대화가 녹음된 파일도 재생하며 "김만배 피고인이 유동규 피고인에 대한 대장동 사업이익 분배방법으로 3가지를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첫번째는 다시마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회사를 유동규 피고인이 차리면 그 회사를 김만배 피고인이 인수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김만배 피고인이 배당금을 수령하고 증여하는 방법, 세 번째는 유동규 피고인이 설립하는 시행사에 김만배 피고인이 투자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파일에서 "동규는(유동규) 탈출을 해서 사업을 하고 싶은거다"라며 유 전 본부장을 언급하고 정 회계사는 "형님 입장에서 못 가게 말려야 하는거 아닌가"라고 말한다.
또 정 회계사가 "돈을 어떻게 줍니까"라고 말하자 김씨는 "회사 출자로 해서 (주면 된다)"라고 답한다.
이어지는 대화에서 김씨는 "걔는(유동규) 다시마 비료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회사를 차리겠다고 한다"며 "그런데 그 회사를 나보고 사라고 한다"고 말한다. 이에 정 회계사가 "형님 그거 큰일난다"고 만류하는 정황도 나온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4호로부터 35억원을 투자받은 뒤 정민용 변호사와 공동 설립한 부동산 개발업체 '유원홀딩스'를 통해 지난해 1월 다시마 비료 수입 판매업체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정 회계사의 녹음 파일은 총 66개로 정 회계사가 2012년 8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2019년 12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녹음기 3대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직접 녹음한 것이다. 정 회계사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질 당시 이를 검찰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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